정상 재탈환의 꿈 호드리고, 챔피언 타이틀의 꿈 호제리오
´2% 부족하다.´
일반적인 주짓수 전문 파이터와 달리 좋은 체격조건과 뛰어난 복싱실력까지 겸비, 정상권 파이터로 분류되는 ´세계최강 쌍둥이 격투가´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이상 브라질, 30).
딱히 부족해 보이는 게 없는 듯한 이들이지만, 기량·인기 등 여러 면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나타내며 가장 높은 봉우리에는 서지 못하고 있다.
헤비급인 형 호드리고는 현 챔피언 효도르에 정상을 빼앗긴 뒤 2인자 또는 3인자로 밀려났다. 미들급인 동생 호제리오는 챔피언이 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 변변한 타이틀매치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
´빅4´의 끝자락에 서있는 호드리고 노게이라
호드리고는 링스 시절을 포함해도 통산 4패만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세계최정상급 그래플러.
호드리고는 2001년 프라이드 무대에 입성, 전문 타격가 못지않은 펀치테크닉과 가드 포지션에서의 다양한 서브미션능력을 무기로 마크 콜먼, 히스 헤링 같은 당시의 강자들을 잠재우며 단숨에 헤비급 초대 챔피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얼음황제´ 효도르가 등장하기 전까지 ´과연 그를 이길 상대가 있을까?´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이른바 극강의 파이터였다.
효도르의 밸런스 능력과 무시무시한 파운딩 앞에 철벽일줄 알았던 가드 포지션이 파괴, 그와의 3차례 대결에서 2패 1무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링을 내려왔다. 이후 흥행성이 보장된 빅매치에서 거푸 제외,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단순히 성적과 경기력만을 놓고 볼 때는 여전히 정상급이겠지만, 미르코 크로캅·조쉬 바넷 등 그에 못지않은 기량을 지닌 라이벌들의 상승세를 누르기엔 역부족. 특히, 대중적인 관심도와 인기에서는 이제 완전히 밀리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챔피언인 효도르는 차치하고, ´빅4´를 이루고 있는 크로캅, 바넷 등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점은 호르리고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있다.
이런 원인으로 팬들은 나이에 비해 늙어 보이는 외모와 지나치게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 등 을 말하기도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그의 경기 스타일이다. 그를 대표하는 가드 포지션에서의 화려한 관절기 등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감탄을 자아냈지만, 대다수 팬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마크 콜먼 등과 같은 역동적인 태클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호드리고는 현재 프라이드 최고 흥행카드인 효도르의 대전 상대 후보에서도 크로캅이나 바넷 등에 밀려, 대권도전을 향한 험로를 걷고 있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호제리오 노게이라
현재의 프라이드 미들급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현 챔피언 ´도끼 살인마´ 반달레이 실바가 정상의 자리를 위태롭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스탬핑 장군´ 마우리시오 쇼군과 아부다비의 대마왕´ 히카르도 아로나 그리고 복병 ´5분의 힘´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이 실바의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호제리오 역시 기량 면에서는 앞서 열거한 파이터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틀매치를 갖지 못하는 이유는 형의 그것과 흡사하다. 상품성과 캐릭터가 약하다는 것이 호제리오의 약점이다.
슈트복세 특유의 잔혹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실바와 쇼군, 실바와 라이벌관계를 형성하며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로나, 성적은 미흡하지만 인상적인 등장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오브레임 등에 비해 호제리오는 팬들의 이목을 끌만한 화끈한 이슈와 독특한 개성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적어도 그동안 갖지 못했던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 우세하고, 결과에 따라 호제리오는 미들급 인기 파이터로 급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파이터는 실력으로 말한다. 제 아무리 이목을 끄는 사건과 멋진 캐릭터를 보유해도 기량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금세 도태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호제리오를 아로나 등과 함께 현 챔피언인 실바를 상대할 강력한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주최 측의 최종발표가 남았지만, 설령 이번에 밀리더라도 주요 흥행대진을 다 써버린 상황에서 ‘호제리오 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실바와 쇼군의 한 식구로서의 묘한 관계, 실바와 아로나의 끝없는 으르렁거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오브레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소리 없는 강자 호제리오의 챔피언 등극은 결코 가능성이 낮지 않다.
뛰어난 주짓수 실력에 브라질 대표로도 활약할 정도의 복싱실력으로 무장한 호제리오가 요란한 미들급 전국시대를 점령할지, 소리없는 강자의 조용한 반란을 기대해본다.
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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