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시청률로 부진에 빠진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이 새 코너를 선보이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이들과 사나이들을 대신해 동물과 여군이 나서는 것. KBS2 '해피선데이'가 일요 예능 왕좌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밤'의 이번 기회로 시청률 반등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원조 육아 예능 '아빠!어디가?'의 아쉬운 퇴장
지난 2013년 첫 방송한 '아빠 어디가'는 아빠와 아이가 여행하는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 큰 사랑을 받았다.
천사 같은 아이들과 아빠들의 여행은 가슴 따뜻한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시즌1에는 김성주·김민국, 성동일·성준, 이종혁·이준수, 윤민수·윤후, 송종국·송지아 등 총 다섯 가족이 출연했다.
이들 가족은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녔다. 똑똑한 민국, 의젓한 성준, 4차원 상남자 준수, 선한 윤후, 예쁜 지아의 몸짓과 말에 절로 웃음이 터진다. 억지 설정으로 가득한 기존 예능을 보다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모습을 보노라면 힐링이 된다.
여행을 통해 교감을 나눈 아빠와 아이들은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인기를 얻었다. 수년째 침체기에 있었던 '일밤'의 부진을 한 방에 날렸고, 그해 '201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장 큰 미덕은 재미 외에도 자녀와 노는 법을 알려준 교육적인 효과를 지녔다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이 대박이 나자 방송계에선 육아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SBS '오 마이 베이비',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등이다. 특히 '슈퍼맨'은 베낀 예능이라는 비판에도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아빠 어디가'를 위협했다.
제작진은 절치부심하며 지난해 초 시즌2를 시작했다. 김성주·민율, 성종일·성빈, 윤민수· 윤후, 안정환·리환, 류진·찬형, 정웅인·세윤은 사랑스러운 가족이었다. 김진표의 하차로 초반에 삐걱대던 시즌2는 중반으로 갈수록 인기를 끌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으나, '슈퍼맨'이 시청률 20%를 기록하면서 옛날만 못한 반응을 얻었다.
17일 마지막회에서는 아이들과 아빠들의 마지막 여행이 그려져 아빠와 아이들의 따뜻한 성장을 선보였다. "아빠의 아들과 딸로 태어나서 고맙다"는 아이들의 말과 그런 아이들을 보며 눈물을 쏟는 아빠들.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이었다.
후속으로는 자연 속에서 여러 동물들과 연예인들이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 '애니멀즈'가 방송된다.
MBC '일밤'이 '진짜사나이-여군특집2'를 17일 선보였다.배우 김지영·박하선·이다희·강예원, 에이핑크 보미·에프엑스 엠버, 방송인 안영미·이지애 등이 출연했다._방송 캡처
'여군특집2', 시즌1 성공 이을까 주목
'진짜사나이'도 '아빠 어디가'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지난 2013년 4월 첫 방송된 '진짜사나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군대 리얼버라이어티로 '아빠 어디가'와 함께 '일밤'의 부활을 이끌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인기 덕분인지 같은 해 '201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란 쉽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던 프로그램은 류수영 손진영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잡음을 낳았고, 군 관련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폐지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군대에 대한 여론이 점점 악화되던 찰나 제작진은 '여군 특집'을 진행했다.
배우 홍은희·김소연·라미란, 가수 지나,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승희가 출연한 '여군 특집1'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청률도 20%를 웃돌았다. 여군들의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그렇게 '진짜사나이'는 재기하는 듯했지만 이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여군 특집 카드를 꺼냈다. 배우 김지영·박하선·이다희·강예원, 에이핑크 보미·에프엑스 엠버, 방송인 안영미·이지애 등이 여군에 도전했다. 첫 방송에선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멤버들의 반전 매력과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눈물이 예고됐다.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출발한 '여군 특집2'가 '형만한 아우 없다'는 정설을 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17일 '일밤' 시청률은 지난 방송보다 0.7%포인트 상승한 9.2%(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는 17.2%와 10.8%를 각각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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