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연초 가석방 무산…SK그룹 '희망고문'

박영국 기자

입력 2015.01.14 11:21  수정 2015.01.14 13:11

정부, 정치권, 청와대 '기업인 선처' 발언 불구 특사·가석방 잇단 무산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전경.ⓒ연합뉴스

2014년 9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잇단 기업인 선처 발언.
2014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성탄절 특별사면 미실시.
2015년 1월. 박근혜 대통령 기업인 역차별 반대 발언.
2015년 1월. 법무부 가석방 심사에 주요 기업인 제외.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에 대한 ‘희망고문’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청와대에서 잇따라 기업인 선처, 혹은 기업인 역차별 반대 언급이 나오면서 ‘혹시나’하는 기대를 불러일으키지만, 매번 결과는 ‘역시나’였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다음 주 초 열리는 1월 가석방심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업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기업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 생각한다”고 언급한 터라 재계에서는 일말의 희망을 가질 만한 상황이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5년 정부 신년인사회에서 “기업인들이 사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협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여당 차원의 기업인 가석방 분위기 조성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권의 분위기 조성도, 대통령의 발언도 기업인 가석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는 지난해 말 성탄절을 앞두고 일부 기업인들에 대한 특별사면 기대감이 고조됐다 무산된 상황과 오버랩된다.

지난해 9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잇달아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기업인을 선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여권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이 이뤄지며 연말 성탄절 특사에 기업인들을 포함시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성탄절 특사는 없었다.

이같은 희망고문의 최대 피해자는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도 하지만, ‘기업인 특혜’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일부 기업인들처럼 ‘꾀병 논란’ 없이 당당하게 재판에 임했다.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형기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지난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4년형이 확정된 최 회장은 이미 700일이 넘는 수감 생활을 했다. ‘형기의 3분의 1을 마친 모범 수형자’라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은 것이다.

‘기업인 선처’의 명분이 될 수 있는 ‘경제살리기’ 측면에서도 가장 효과가 큰 인물이기도 하다. SK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실적 악화를 보임에 따라 그룹을 다시 일으키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릴 오너의 존재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3대 기업집단 중 하나인 SK그룹의 흥망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하지만 1월 가석방심사 명단에 주요 기업인들이 제외되면서 이제 3·1절 특별가석방을 기대해야 할 상황이다. 이 때는 희망이 현실화 될지, 아니면 또 다시 ‘희망고문’이 될지, 옥중의 최태원 회장과 그를 기다리는 SK그룹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 또 다시 몇 달을 보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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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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