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헤켄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밴덴헐크(삼성), 팀 동료 손승락, 헨리 소사(현 LG) 등을 제치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KIA)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밴 헤켄은 86.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 황금장갑의 주인은 오직 자신뿐임을 입증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수들은 굵직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에 대한 표 쏠림 현상으로 고배를 들었던 것이 사실. 따라서 밴 헤켄의 수상 여부 역시 뚜껑을 열기 전까지 장담할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고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그해 최고의 투수는 나이트였지만 골든글러브는 1승 더 올린 장원삼에게 돌아갔다.
지난해에도 수상 논란은 계속됐다. 수상자는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투표 결과였다. 손승락이 97표를 받은 가운데 배영수가 80표, 그리고 외국인 투수인 세든과 찰리는 각각 79표, 41표에 그쳤다.
57경기에 나와 3승 2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한 손승락은 충분히 골든글러브에 어울리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세든(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과 찰리(11승 7패 평균자책점 2.48)보다 뛰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14승 4패 평균자책점 4.71에 머문 배영수보다도 표를 얻지 못했다. 인기투표로 전락한 골든글러브라는 오명은 당연히 따라붙었다.
올 시즌에는 여론을 의식한 듯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의 신중한 선택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아나운서, PD 등 300명이 넘는 이들이 표를 던진다. 수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투표인단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무리가 아닌 이유다.
하지만 밴 헤켄은 실력 하나만으로 투표인단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타고투저에도 불구하고 20승이라는 상징적인 기록과 국내 선수들이 범접할 수 성적을 남겼다는 점이 수상의 밑거름이라는 평가다.
20승 골든글러버의 투구는 내년에도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넥센은 지난 1일 밴 헤켄과 계약금 5만 달러+연봉 65만 달러+옵션 1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약 8억 9000만원)의 거액을 안겨주며 에이스 대접을 톡톡히 해줬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