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 제작사 해킹 소프트웨어서 한글 코드 발견

지난해 5월 국내 해킹 방식과 유사…북한 소행 가능성 높아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악성 소프트웨어에서 한글코드가 발견되면서 북한 소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BS뉴스 화면캡처.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를 최근 해킹한 것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의 컴퓨터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데이터를 파괴하는 데 쓰인 악성 소프트웨어에서 한글 코드가 발견됐다.

또한 이 악성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의 데이터 파일을 덮어쓰거나 컴퓨터 부팅에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는 MBR(마스터 부트 리코드) 등을 손상시켜 컴퓨터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으로, 북한 사이버 공격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번 해킹은 지난해 5월 한국 내 다수 은행과 2개 방송사의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공격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이버 공격은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 바 있다.

앞서 소니 영화사는 최근 제작·배포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퓨리'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애니', '스틸 앨리스', '미스터 터너' 등을 해커들에 의해 도난당했다.

이번 해킹이 '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둔 시점에 일어난 점과 '더 인터뷰'는 유출되지 않은 점 등을 미루어 소니 측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더 인터뷰'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로, 북한은 이 영화의 제작과 상영을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