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582일 만에 부활포…슈틸리케호 승선 탄력?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4.10.18 08:48  수정 2014.10.18 09:10

리그 7라운드 알 힐랄전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무려 582일 만에 소속 클럽에서 골맛 '부활포'

박주영 골로 소속팀 알샤밥은 2위로 뛰어올랐다. ⓒ 연합뉴스

이대로 주저앉는 듯했던 박주영(29)이 사우디아라비아 무대에서 짜릿한 데뷔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박주영은 18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스타디움서 열린 리그 7라운드 알 힐랄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알샤밥은 이날 극적인 승리로 승점 19를 기록, 선두 알이티하드(21점)을 바짝 추격했다.

박주영은 후반 12분 압도 아우테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주영의 진가는 후반 추가 시간에 나왔다. 나이프 하자지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젖힌 것.

박주영은 셀타 비고 임대 시절 2013년 3월 16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리그 28라운드 데포르티보전 골 이후 무려 582일 만에 소속팀 공식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582일 동안 박주영의 축구 인생은 밑바닥까지 추락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 임대 실패 후 다시 아스날에서의 도전을 선택했고, 당시 아스날은 전반기 리그 선두를 질주하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의 머릿속에 박주영은 없었다.

리그컵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친 박주영은 겨울이적시장에서 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를 감행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황제 논란, 의리 축구 등으로 홍역을 앓은 것도 박주영과 무관하지 않았다.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의 기대를 안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2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실망스런 플레이로 조별리그 탈락의 원흉이라는 팬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주영은 지난 여름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높은 주급과 소속팀 경기 기록이 거의 전무한 박주영을 영입하겠다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이적시장은 문을 닫았고, 박주영은 자유 계약으로라도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섰다. 박주영의 선택은 중동이었다. 중동에서만큼은 뛰지 않겠다는 자존심마저 버린 셈이다. 연봉 역시 대폭 삭감된 150만 달러(약 16억 원)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입단하면서 새로운 축구인생을 시작했고, 첫 경기부터 부활포를 쏘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물론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중동에서 꾸준한 활약이 이어진다면 잠시나마 멀어졌던 한국 대표팀으로의 복귀도 기대할 만하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건재하지만 여전히 공격수 자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와의 데뷔전에서 조영철, 남태희, 한국영, 곽태휘 등 중동파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 리그에서 무려 6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할 만큼 중동에 대해 잘 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에서 활약한 선수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었다. 이는 박주영에게도 해당된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중동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이 필수조건이다. 결국 박주영 본인에게 달렸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박주영의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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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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