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케아의 심장부를 가다2] 70여년 지속된 이케아의 힘, '민주적 디자인'

엘름훌트(스웨덴)=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입력 2014.10.06 06:00  수정 2014.10.06 13:37

형태, 기능성, 품질, 지속가능성, 낮은 가격 등으로 모두 설명 가능

이케아 제품 개발 및 디자인 등을 총괄하는 이케아 스웨덴(IoS) 전경.ⓒ이케아코리아
1943년 설립된 이후 세계 1위의 홈퍼니싱 기업으로 성장한 이케아는 '민주적 디자인(Democratic design)'에서 그 힘의 원천을 찾을 수 있다.

이케아에게 이 민주적 디자인은 단순한 트렌드도 아닐뿐더러 디자인의 방향성도 아니다. 민주적 디자인은 그룹을 지탱하는 힘이자 종교적 신념과도 같은 것이다.

이케아가 제시하는 민주적 디자인의 요소는 형태(form), 기능성(function), 품질(qua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그리고 낮은 가격(low price)이다. 이케아는 이 다섯 가지 요소로 모두 설명 가능하다.

이케아 제품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은 이 다섯 요소들의 조화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 현지에서 만난 이케아 관계자들은 모두 이 다섯 요소에 근거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To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라는 이케아의 비전도 중요한 정신적 원천이다.

먼저 형태를 살펴보면, 이케아는 가구를 제작·디자인할 때 사용자를 먼저 생각한다.

이 가구가 부엌에 쓰일 것인지, 아니면 아이들이 사용할 것인지, 장애인이 쓸 것인지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케아 직원들은 만약 이 가구가 아이들을 위해 제작되는 것이라면 아이들 전문가가 돼야하며, 아이들 입장을 고려해 제작돼야 한다.

이케아 제품개발 및 연구·디자인 등을 총괄하는 이케아 스웨덴(IKEA of Sweden AB, IoS)의 요한나 파리카 알텐스타드 전략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이케아는 단순한 가구업체가 아니라 홈퍼니싱, 즉 집 전문가이며 집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케아 가구 제작자들은 아이들 가구를 만들 때는 아이들 전문가가가 돼야하며 아이들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가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기에 이케아 제품들은 높은 기능성을 충족해야 하며 테스트랩을 거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력을 갖춰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빨리 사용하고 버린다는 이케아의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이케아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이케아는 '세이프티 알람(Safety Alarm, 고객 피드백)'을 통해 전 세계 이케아 매장들로부터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 이케아는 매년 5000~7000개 정도의 세이프티 알람을 전 세계 매장들로부터 듣고 있다. 이 세이프티 알람을 통해 이케아는 제품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또 수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케아는 제품의 안전에서 더 나아가 친환경적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IoS의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어드바이저 라스 바스트롬은 "이케아 제품은 사람에게 뿐 아니라 환경에도 이로워야 한다"며 "하지만 사람에게 안전한 제품은 만들기 쉽지만 동시에 친환경적인 걸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공급자들은 주어진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케아는 정기적으로 수많은 공급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이런 까다로운 요건들 때문에 이케아의 공급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한번 이케아 공급자가 되면 오랜 기간 함께 일 할 수 있게 된다.

라스는 "일반적으로 한 공급자와 함께 일하는 기간은 11년 정도이며 심지어 30년이 넘게 함께 일한 공급자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케아의 안전에 있어서 최악의 경우는 역시 '리콜'이다. 하지만 9500개 넘는 제품 중 매년 3~5개 리콜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스는 "리콜을 할 때 돈은 고려하지 않으며 안전에 초점에 맞춰 적극적으로 리콜을 진행한다"며 "리콜을 통해 제품이 더 향상된 사례가 많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케아는 규모의 경제 및 비용절감 등을 통해 '낮은 가격'을 실현하고 있다. 이케아에 있어 가격은 제품개발과 디자인 과정에서 이미 정해질 정도다.

이케아 제품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은 연중 최저 가격인 시점에 대량으로 구매를 한다. 거기에 국가별 기준에 맞춰 개별적으로 제작하는 게 아닌 글로벌 기준에 맞춰 대량 생산을 진행한다.

또 이케아의 트레이드마크인 '플랫팩(Flat pack, 제품을 납작하게 포장한 것)'을 적용해 33%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나사 역시 0.1그램을 줄여 이익을 개선했다. 빌리책장과 같이 30년 이상 판매되면서 꾸준히 생산되는 제품이 늘어나는 것도 이케아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배경이다.
이케아 스웨덴 내부 모습. 친환경적으로 지어진 이 건물에서 이케아 제품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은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 속에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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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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