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나!' 이동국·차두리·이명주, 월드컵 탈락자들 한풀이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9.06 10:41  수정 2014.09.06 18:13

베네수엘라전 한풀이 하듯 살아있는 기량 선보여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 공통점

이동국과 차두리가 한국-베네수엘라전 직후 함께 사진을 찍었다. ⓒ 차두리 트위터

한국-베네수엘라전을 통해 역전의 용사들이 돌아왔다.

이동국, 이명주, 차두리 등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낙방의 고배를 들었던 선수들이 마치 한풀이를 하듯, 축구팬들 앞에서 멋들어진 경기를 펼쳐 보였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한 축구대표팀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A매치에서 FIFA랭킹 29위 베네수엘라를 3-1 완파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치른 첫 A매치서 기분 좋은 승리를 신고, 지난 월드컵 참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K리거와 베테랑들 활약 여부였다.

이동국, 이명주, 차두리 등은 모두 홍명보 전 감독 시절 짠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당시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을 외면하고 경기력이 떨어진 박주영, 윤석영, 정성룡 같은 선수들을 중용했다가 ‘엔트으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에서 대표팀을 이끈 것은 바로 K리거와 베테랑의 투혼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3골 모두 비월드컵 출신 멤버들이 터뜨렸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이명주가 감각적인 동점골로 A매치 첫 득점을 신고했고, 후반에는 이동국이 역전골과 쐐기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A매치 센츄리클럽(100경기) 가입을 자축했다.

차두리 역시 오른쪽 수비에서 활발한 오버래핑과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가 후반 들어 과열되면서 이동국과 차두리 등 베테랑들이 앞장서서 상대 선수와 기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선보이기도.

신태용 코치는 지도자로서 A매치 첫 데뷔전이었지만 공격적인 전술 운용과 함께 선수들을 소속팀과 비슷한 역할에 적재적소로 기용하며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 논란과 투지 부족, 리더 부재 같은 꼬리표들은 적어도 이날 경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진정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선수들이 누구였는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베네수엘라전은 하나의 평가전을 넘어 한국축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던 차기 사령탑도 마침 이날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임이 발표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우루과이전을 참관하며 10월부터 정식으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과거는 이제 지나갔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5 아시안컵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고, 그 다음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브라질월드컵의 악몽을 떨쳐내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국축구의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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