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님 가득’ 맨유 삐거덕…제2의 박지성 절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4.08.26 07:47  수정 2014.08.26 11:24

시즌 개막되자 1무 1패 부진..선수단 개편 박차

디마리아 영입했지만 전투력 여전히 의문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에게 가장 절실한 건 제2의 박지성이다. (유투브 영상 캡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부활을 책임지게 된 루이스 판할 감독(63)이 선수단 개편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되자 스완지시티전 1-2 패, 선덜랜드전 1-1 무승부에 그쳤다. 13위로 떨어진 판 할 감독은 급히 살생부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베이라 안데르송, 가가와 신지, 마루앙 펠라이니가 처분 대상으로 떠올랐다.

폭풍 영입도 시작됐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건너올 앙헬 디마리아가 신호탄이다. 영국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맨유가 레알에 지불한 디마리아 이적료는 7500만 유로(약 1040억원)다.

그러나 이 모두 불확실한 투자다. 지금 맨유에 필요한 것은 기교파 공격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영입한 후안 마타, 올 시즌 영입한 에레라 모두 실전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후안 마타는 스완지와의 개막전에서 기성용을 놓쳐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다. 마타는 기성용을 방치하다시피 했고, 덕분에 기성용은 휴양지에서 골프 치듯 여유롭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맨유 2년차 가가와 신지도 결과적으로 리스크가 큰 투자였다.

퍼거슨 전 감독(은퇴)은 가가와가 ‘제2의 박지성’이 돼주길 바랐다. 그러나 가가와는 영국축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차돌멩이(작지만 단단한) 피지컬을 자랑했다. 가가와는 작고 빠르며 기술을 갖췄지만 부딪치면 나동그라졌다.

결국 지금 맨유에 필요한 용병은 ‘헌신’으로 비유되는 제2의 박지성이다. 오리지널이 맨유에 복귀한다면 금상첨화지만, 박지성은 현역에서 은퇴했다.

맨유는 테크니션만 가득하다. 심지어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도 ‘기교파’다. 중거리 슈팅을 잘 막지만, 터프한 공중볼 처리능력에서 물음표가 붙었다. 어이없는 펀칭 미스로 실점을 헌납한다.

1999년 맨유 트레블(3관왕) 주역엔 파이팅 넘치는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50·은퇴)이 있었다. 그는 1:1 승부에 강했다. 상대 공격수의 니킥과 발차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티타늄' 가슴으로 들이받았다. 193cm, 102kg의 거구가 골문을 비운 채 고함치며 달려오면 상대 공격수는 아연실색했다.

1999년 맨유 트레블 또 다른 주역은 ‘축구장 원조깡패’ 로이킨(43)이다. 투혼과 카리스마의 상징이다.

2000년대 맨유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는 살신성인의 대명사 박지성을 비롯해 짐승처럼 뛰어다닌 카를로스 테베즈, 기관총사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 웨인 루니, 강철심장 네마냐 비디치가 있었다.

2014년 지금 맨유는 얌전한 샌님들뿐이다. 기술은 정교하지만 심신은 약하다. 상대팀과 몸싸움이 펼쳐지면, 가가와, 후안 마타, 안데르 에레라, 야누자이 누구에게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 더구나 ‘맨유 에이스’ 판 페르시마저 몸싸움이 약하고 부상이 잦아 유리몸으로 낙인찍혔다.

루니가 고군분투했지만 최근 들어 온순해졌다. 온순한 이들과 어울리다보니 물불 안 가리는 기세가 흐려졌다.

피지컬 그 자체인 ‘영국무대’에서 맨유는 흐물흐물한 인상이 짙다. 한마디로 상대팀들이 쉽게 보고 있다. 스완지가 맨유 원정에서 공격축구를 펼친 사실이 대표적이다. 맨유 미드필더 누구도 기성용-존조 셀비 콤비를 넘지 못했다.

맨유에 ‘토털패키지-제2의 박지성’이 필요한 이유다. 공격에서도, 허리에서도, 수비에서도 3명의 박지성이 뛰는 2000년대 무결점 맨유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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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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