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은 많이 했지만 소득은 적었다. 일주일간 6연전에서 연장만 3번이나 치르는 혈투를 펼쳤고, 성적은 1승1무4패에 그쳤다. 최근 4연패로 팀 순위는 꼴찌로 추락했다.
LG는 지난 3일 SK전 이후 4일의 꿀맛 같은 휴식기를 보냈다. 이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NC와의 6연전에서 미처 상상도 하지 못한 혈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경기도 출혈 없이 넘어가지 못했다.
8일 롯데와의 1차전부터 연장 12회 공방 끝에 무승부(2-2)로 경기를 마쳤다. 하루 뒤 2차전에서는 7-4 승리했지만 역시 막판에 승부가 갈리기 전까지 팽팽한 접전이었다. 이어 10일 롯데전에서는 10회말 히메네스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잠실로 옮겨 벌어진 NC와의 시리즈도 만만치 않았다. 11일 경기에서는 극심한 난타전 끝에 11-12 석패했다. 하루 전 롯데전처럼 또 다시 결승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연장까지 가지 않았을 뿐, 5시간 가까이 이어진 혈투에 투수력 소모가 컸다.
후유증을 드러내며 12일 2차전에서는 NC 에이스 이재학에게 농락당하며 1-10 대패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했던 13일 3차전마저도 이번 주 세 번째 연장접전 끝에 12회 이호준에게 결승타를 얻어맞고 4-5 무릎을 꿇었다.
패배도 패배지만 후유증이 더 컸다. LG는 6연전에 총 28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선발을 제외하고도 무려 22명이다. 이상열이 4경기 3.1이닝, 이동현이 4경기 4.1이닝, 정찬헌이 3경기 4.2이닝, 마무리 봉중근도 3경기 4.1이닝을 소화했다.
연장전과 난타전이 이어지며 불펜투수들의 투구수도 급격하게 불어났다. 이동현과 봉중근은 잦은 등판으로 90구 가까이 던지는 등 사실상 선발 한 경기 뛴 것이나 다름없는 투구수를 소화했다. 더 큰 문제는 필승조를 모두 소모하고도 진 경기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12일 NC전에서 패전처리로 4이닝 소화한 신정락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악재도 겹쳤다.
NC를 상대로 또 징크스를 드러낸 것도 찜찜하다. 지난해도 NC는 LG를 상대로 1군 데뷔 첫 승과 첫 스윕을 기록했다. 올해도 NC는 LG를 꼴찌로 떨어뜨리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악연이라고 할만하다.
설상가상으로 다음주 LG는 5연승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2위 넥센을 만난다. 투수력 소모가 심각한 LG로서는 전열을 추스르기도 전에 자칫 연패 흐름이 길어질 수 있는 고비에 놓인 셈이다. 올 시즌 첫 위기에 처한 LG의 위기관리 능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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