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소사이어티 칼럼>카네기 록펠러를 감동적으로 묘사한 미국 교과서
'기업은 사악한 집단 기업가는 잠재적 범죄자' 매도하는 한국 교과서
기업가정신은 자립심 책임감 추진력 모험심 성취감 사명감 열린 마음 등 매우 긍정적이고 고상한 인간적 요소이다. 이런 요소는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사업화하는 행동으로 구현된다. 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고 번영을 창출하는 것도 그런 기업가정신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삼성 현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혁신적 기업들이 새로운 지식을 경쟁적으로 창출하여 사업화함으로써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고 빈곤퇴치 고용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가정신이 기업자신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의 번영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기업가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교과서
그런 기업가정신이 사회의 근저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경제교육이 중요하다는 건 다양한 경험적 이론적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었다.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 중·고등·대학생들이 장차 창업자 또는 혁신적 기업가가 되어 나라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큰 꿈을 품을 수 있다. 기업가정신을 몸 속에 익힘으로써 ‘원대한 기업인’의 자기실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 기업가는 범죄자로 취급한다면 누구나 기업가가 되고 창업하기를 주저할 것이다.
둘째로 청소년들이 경제․기업가정신 교육을 받음으로써 경제적 부와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반감을 버리고 경제와 기업에 대한 건전한 식견을 습득할 수 있다. 그들은 장차 친 기업․시장정서의 성숙한 시민으로서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여 나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업가정신과 시장에 관한 건전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젊은이들의 창업수도 늘어나고 삼성 현대 SK LG 같은 국제적인 대기업의 수도 많아질 것이다. 한국경제도 3만 달러를 넘어서 4만 달러의 보편적 번영을 누리는 경제가 될 것이다.
또한 근거도 없는 불필요한 반 기업․시장정서가 약화되고 따라서 그런 정서를 법제화한 다양한 경제규제도 적어질 것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적어지면 기업 활동도 자유롭고 그 결과 기업들의 혁신․창조력이 향상되는 등 진정으로 창조경제가 달성될 것이 확실하다.
이 같이 기업가정신 교육은 창조적인 기업가의 수와 그 역량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자유를 중시하는 열린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걸 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오늘날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제․사회․역사 교과서가 시장경제와 기업가정신을 얼마나 생동감이 있고 감동할만하게 기술하고 있는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교육의 기초가 되는 건 경제와 관련된 고등학교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막는 가장 큰 주범도 반기업정서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시장경제와 기업가정신 교육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우선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경영자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기업가정신으로 인식한 나머지 그런 정신이 개인에게 주는 심오한 의미와 그런 정신의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고등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의 비전을 장차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할 만큼 내용과 서술방법도 감동적이지도 못하다.
경제교과서들이 역점을 두는 게 기업가정신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기업윤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마치 기업을 자선단체처럼 다루고 있다. 기업은 환경파괴 경제적 불평등의 주범으로 취급하는 등 기업을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게 현행 경제교과서의 대부분이라는 것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그런 교과서는 민감한 어린 학생들에게 장차 개인에게는 물론이요 사회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와 기업에 대한 반감을 각인시키기에 적합할 뿐이다.
더구나 경제이론을 소개하는 곳에서는 설명이 불충분하고 이해하기도 난해하여 경제 과목을 흥미 없게 만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고사하고 시장현상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갖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교과서는 시장경제에 대한 감동적인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시장실패’를 강조한 나머지 시장경제의 오해를 야기하여 반 시장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고등학교 사회교과서도 경제교과서에 못지않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 경영을 강조하고 기업가정신을 다루는데 매우 인색하다. 시장을 대기업들이 허위․과대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약한 경쟁 상대자를 쓰러트리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기술하는 등 반 기업․시장정서를 부추이기에 적합한 교과서라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역사교과서도 고(故) 이병철 정주영 최종현 회장 등 한국의 경제발전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인들이 있었음에도 그들의 기업가적 성품 그들의 고유한 업적에 대한 역사적 설명에 매우 인색하다. 역사교과서는 한국의 경제발전은 정부의 5개년 개발계획의 산물이고 기업은 한국의 경제적 번영에 보조역할밖에 하지 못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기에 충분하리만큼 정부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 한국경제의 도약은 정부 덕택이지 시장과 기업이 수행한 역할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이런 내용은 학생들에게 정부규제는 정당하다는 간섭주의 성향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역사교과서는 한국의 재벌문제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강조하여 한국자본주의 역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개발에서 기업가의 역할보다는 노동․농민운동에 대한 역사적 설명을 중시하는 역사교과서도 있다. 따라서 역사교과서도 기업가정신 교육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 기업․시장 정서를 부추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은 적자생존의 정글이라고 배우는 청소년들
기업을 사악한 집단이라고 가르치는 교과서와 교육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끊임없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도전하고 혁신하는 기업인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키운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 기업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학생들도 그런 교과서를 읽으면 그런 꿈을 접을 것이다. 그런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장차 성인이 되어 창업은 고사하고 고시촌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진할 것이다. 오늘날 창업이 부진하고 기업인을 불신하는 것도 그런 교육의 탓이라는 걸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적자생존의 정글이라고 가르침을 받은 청소년들은 장차 반 기업․시장의 정서를 가진 성숙되지 못한 시민으로서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여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찍어내는데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갖가지 규제를 만들어 내고 그 결과 오늘날 한국의 기업가정신 수준이 바닥을 기는 이유도 반 기업 정서 때문이라는 걸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참혹한 결과를 미리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번영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서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시장과 기업가정신과 비전을 제시하는 교과서가 필요하다. 흥미롭게도 그런 교과서의 모범은 미국 독일 등의 경제 관련 교과서이다. 기업가로서의 비전과 그런 비전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경제를 매력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과서는 카네기 록펠러 등 쟁쟁한 기업가들의 모습을 매력적이고 감동적으로 기술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장차 기업가적 꿈을 갖기에 충분하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크룹 시멘스 벤츠 등 유명한 기업들의 성장과정과 독일경제의 번영에 기여한 업적을 감동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우리 한국은 언제 그런 교과서를 갖게 될지 참으로 우울하다.
글/민경국 강원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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