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국인 피살, 벌써 9번째 ‘수사는 제자리’

여행사 운영하는 40대 여성 시신 발견, 둔기로 맞은 흔적 발견돼

필리핀에서 한국인 1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올 들어만 9번째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지난 23일 저녁 마닐라 파사이 시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모 씨(40·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5일 밝혔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정 씨의 얼굴 왼쪽에 둔기로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었으며 여행사 사무실 바닥과 화장실 벽에서 혈흔이 발견됐다.

그러나 해당 사무실 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손섬 남서부 바탕가스 지역에 사는 정 씨의 동생은 경찰조사에서 “누나가 여러 차례 전화를 받지 않아 수상히 여겨 마닐라지역의 지인들에게 직접 방문 확인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정 씨를 방문한 지인들이 사건 현장을 목격,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무실에서 금품 등 귀중품이 사라진 흔적이 없는 점을 근거로 일단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것은 9월에만 두 번째, 올해 들어 9건에 달한다.

한편 필리핀 경찰은 올해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 가운데 지난 4월 앙헬레스에서 발생한 임모 씨 살인사건의 범인만 검거했을 뿐, 나머지 수사에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현지 교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