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출시 4년 만에 단종됐다. 다만 쌍둥이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당분간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30일 기아차에 따르면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이달부터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기아차 홈페이지의 차량 목록에도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삭제된 상태다.
기아차 관계자는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K3 출시 이후 생산을 중단했으며, 올 7월까지 재고분을 판매하다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정식 단종됐다”고 밝혔다. K3 하이브리드 등 후속 모델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출시 초기부터 판매량이 많은 차종은 아니었다. 2009년 7월 출시 당시 국산 최초 하이브리드카이자, 세계 최초의 LPG 기반 하이브리드카라는 상징성을 지녔으나, 가솔린 모델 대비 가격이 400~600만원 비싼데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은 관계로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2010년의 경우 월평균 200대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으나, 2011년에는 100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68대의 월평균 판매실적을 보였다. 올 들어서는 월평균 41대까지 떨어졌고, 단종 직전 마지막 달은 13대가 판매됐다.
판매 부진과 모델 노후화 측면에서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단종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LPG가 연료가격이 싼 대신 연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복합연비 14.0km/ℓ의 하이브리드카는 그리 메리트가 없다.
더구나 기아차 준중형 세단 라인업이 K3로 모델체인지 된 상황에서 구형을 베이스로 한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오히려 의외인 것은 포르테 하이브리드와 쌍둥이 모델인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당분간 판매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구형인 3세대 아반떼 HD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지만, 당분간 명맥이 유지될 전망이다.ⓒ현대자동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판매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올 들어 7월까지 총 40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월평균 57대에 불과하며, 7월에는 43대에 머물렀다.
이 모델도 포르테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으니 연비 측면의 메리트가 떨어지는데다, ‘오래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4세대인 아반떼 MD가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3세대인 아반떼 HD의 차체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하이브리드 모델이 처한 처지는 마찬가지인데, 한쪽은 단종시키고 한쪽은 판매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기반의 중형 세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지만, 현대차의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차급 다양화 차원에서 준중형 아반떼 하이브리드 판매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다만, 기아차는 베이스 모델인 포르테가 단종되고 K3로 이어지는 상황이라 포르테 하이브리드도 단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면, 아반떼 MD 기반의 하이브리드, 혹은 다른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모델이 개발된 다음에야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단종시킬 수 있을 텐데, 그 시점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른 차급에서도 계속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고, 현재 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차급에서 어느 시점에 신모델을 내놓을지는 검토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기존 준중형 하이브리드 모델의 후속 개념으로 아반떼 MD와 K3를 베이스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게 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동안 고연비 차량 전략에서 디젤과 하이브리드를 병행하던 현대·기아차가 디젤 쪽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후속 모델 출시 시점이 그리 가까워 보이지는 않는다.
수입차 시장에서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디젤 진영이 토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중심의 하이브리드 진영을 압도하고 있고, 현대차도 독일 브랜드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아내기 위해 디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달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디젤 모델을 추가했고, 기아차도 올해 중 K3 디젤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독일 디젤차들이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의 성향도 디젤 쪽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로서는 국내 시장 방어 차원에서라도 디젤 모델 개발이 더 시급할 것”이라며, “후속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은 그만큼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기존 모델들로 명맥만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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