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결과 다른 반응’ 홍명보호 온도차 왜?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7.26 09:08  수정 2013.07.26 09:12

한국형 축구 진가 드러냈다고 평가 받은 호주전

중국전에서는 아쉬운 결정력으로 또 무득점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홍명보 감독. ⓒ 연합뉴스

같은 무득점 무승부였지만 분위기와 반응은 사뭇 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3 동아시안컵에서 2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차전에서 중국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홍 감독은 중국전에 비하여 선발명단을 대폭 바꿨다. 호주와 1차전에 출전했던 베스트 멤버중 중국전에서도 선발로 나선 것은 윤일록과 정성룡 뿐이었다. 홍명보호는 중국전에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움켜쥐고 공세를 퍼부었지만 고질적인 결정력 부족으로 골문을 여는데 끝내 실패했다.

호주 전에서는 비록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짧은 훈련기간과 첫 경기의 부담을 감안할 때 그만하면 선전했다는 우호적인 반응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한국형 축구'가 시작부터 진가를 드러냈다고 성급한 예찬론도 줄을 이었다. 지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최강희호의 부진 때문에 홍명보호의 성공적인 출항이 더 돋보인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전에서 또다시 아쉬운 결정력을 드러내며 무득점에 그치자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짧은 기간에 선발멤버들이 큰 폭으로 바뀌면서 경기력 자체도 호주 전에 비하여 떨어진 면이 없지 않았다.

여전히 점유율은 높았지만 1차전에 비하여 공격 전개에서 예리한 침투패스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체격이 좋은 중국 수비수들을 상대로 한 느린 크로스와 롱볼 공격은 거의 차단당했고,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후반전에 조커 김신욱과 고무열을 연이어 투입하며 잠시 공격이 활기를 찾는듯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확한 공중전에 의지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되어버렸다.

수비 역시 첫 경기에 비하여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호주전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가 볼을 제대로 전진시킬 수 없을 정도였다면, 중국전에서는 2-3선간의 간격이 벌어지며 미드필드에서부터 공간을 많이 내줬다. 중국의 플레이 역시 세밀하지 못했던 탓에, 치명적인 위기는 없었지만 홍명보호가 추구하던 압박과 속도의 정교함이 퇴색되었다는 것은 1~2차전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래도 전혀 다른 조합을 내세우고도 A매치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만큼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현역 선수 시절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홍명보 감독의 역량을 빼놓고 평가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은 2012런던올림픽 당시에도 홍정호, 장현수, 한국영 등 수비주축들이 대거 이탈하는 악재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수비조직력을 앞세워 동메달을 이끌어냈다.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전체적인 시스템에 흔들림이 없는 팀을 꾸릴 수 있다면 홍명보호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 과제는 역시 득점력 가뭄을 해갈하는데 있다. 올림픽팀 당시에도 공격력 문제에서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던 것이 홍 감독의 한계이자 숙제였다. 런던올림픽에서 대표팀의 공격력은 전적으로 본선에서 합류한 유럽파 선수들의 능력에 의지해야했다. 유럽파와 베테랑없이 젊은 신예들 위주로 치르고 있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다음 상대인 일본전은 마지막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