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후 역관광’ 앤더슨 실바…생애 첫 TKO패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7.07 14:36  수정 2013.07.07 14:40

'UFC 162' 실바, 와이드먼에 펀치 맞고 실신패

상대 기만 전술 오히려 독이 돼 날아와

기만 전술을 펼치다 오히려 당한 앤더슨 실바(오른쪽). ⓒ 수퍼액션 화면 캡처

체급 불문 최고의 파이터로 명성을 떨친 앤더슨 실바(38·브라질)가 무너졌다.

실바는 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UFC 162’ 메인이벤트 크리스 와이드먼(29·미국)과의 타이틀 매치서 2라운드 초반 펀치에 이은 파운딩으로 TKO패 당했다.

이로써 미들급 10차 방어를 이어가던 실바의 무적 행진은 마침표를 찍었고, 더불어 UFC 16연승도 마감됐다. 실바의 패배는 무려 7년 만이다. 실바는 UFC에 뛰어들기 직전인 지난 2006년 1월, 오카미 유신(럼블 온 더 락8)에 반칙패한 뒤 7년 여간 무패 파이터였다.

새로운 챔피언이 된 와이드먼 역시 벨트를 두르기에 충분했다. 와이드먼은 경기 내내 펼쳐진 실바의 도발에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평정심을 유지했고, 결정적 한 방으로 챔피언을 잠재웠다. 와이번은 종합격투기 전적 10전 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라운드 시작부터 이변 연출의 조짐이 보였다. 그동안 상대 태클 등 방어 기술이 남달랐던 실바였지만 깊숙이 파고든 와이드먼의 파이팅에 밑으로 깔리고 말았다. 이후 와이드먼은 1분 여간 압박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고, 다시 스탠딩 상황으로 대치했다.

이때부터 실바의 도발이 시작됐다. 격투팬들로부터 ‘곤충급 반사 신경’이라 불릴 정도로 회피 능력이 뛰어난 실바는 아예 가드를 풀고 와이드먼에게 들어오라는 시늉을 펼쳤다. 하지만 와이드먼은 침착했다. 가벼운 잽만으로 상대 의중을 살폈고, 그대로 1라운드 종료 부저가 울렸다.

2라운드 들어서도 실바의 도발은 계속됐다. 급기야 실바는 춤을 추듯 상대를 기만하는 전술을 펼쳤다. 그러다 와이드먼의 잽이 실바의 안면에 적중했다. 그러자 실바는 자신이 충격을 받은 듯 다리 풀린 모습으로 비틀거렸고, 그 사이 와이드먼의 왼손 펀치가 제대로 적중됐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실바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쓰러진 상대에게 와이드먼의 파운딩 세례가 이어지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상대를 도발한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제 꾀에 넘어간 실바였다.

경기 후 실바는 “승자인 와이드먼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는 챔피언 자격이 충분하다”며 “리벤지 매치에 나설 계획은 없다. 그렇다고 은퇴는 아니다. 챔피언벨트를 걸고 싸우는 것에 지쳤다.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쓸쓸히 퇴장했다.

한편, 실바의 TKO패는 그의 커리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실바는 첫 패였던 2000년 루이스 아제레두전에서 판정패한 뒤, 2003년 프라이드23에서는 다카세 다이주(일본)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서브미션패한 바 있다. 이후 2004년 프라이드 쇼크웨이브에서 초난 료(일본)에 플라잉 시저 힐 훅에 의한 서브미션패와 2006년 오카미 유신에 반칙패 당한 것이 전부다. 실바의 역대 격투기 전적은 33승 5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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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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