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격한 힘의 차이’ SK 압도하며 2연승
마운드·타선 빈틈없어..신구 조화도 완벽
강해도 너무 강했다.
투타 밸런스, 신구의 조화 등 모든 게 완벽했다.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끝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삼성 라이온즈가 2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장원삼의 호투와 최형우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8-3 완승을 거두고 홈 2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93.3%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이미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막강 마운드 ‘빈틈이 없다’
삼성 투수진의 위용은 대단했다. 중간계투진은 SK의 예봉을 무력화시켰고, 선발진도 명불허전이다.
삼성은 올 시즌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막강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17승을 수확했고 배영수와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고든이 각각 10승 고지에 올랐다.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한 것은 1993년(김태한, 박충식, 김상엽, 성준) 이후 무려 19년 만이다.
후방은 필승 계투진이 든든하게 지켰다. 올 시즌 홀드 2위에 오른 안지만(28홀드)을 비롯해 권혁(18홀드), 권오준(10홀드) 등을 거치면 ‘끝판대장’ 오승환이 정점을 찍는다. 그야말로 철벽이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커브의 달인’ 윤성환은 5.1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첫 승리를 견인했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심창민은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으로 SK 중심 타선을 봉쇄했고 안지만, 권혁, 오승환으로 이어진 필승조는 난공불락의 힘을 보여줬다.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으로 꼽힌 2차전에선 장원삼이 에이스의 진면모를 발휘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6이닝을 던져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인 고든은 불펜으로 나와 힘을 보탰고 이어 정현욱과 차우찬이 뒤를 받쳤다.
삼성은 2경기를 통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장타력, 경제적인 야구의 완성
신구 조화를 이룬 타선 역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중심타선은 매 경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영양가 만점의 홈런으로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올 시즌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복귀해 박석민, 최형우와 함께 실투를 허락하지 않는 막강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시즌 초반 최형우가 잠시 부진했지만 중후반 들어서자 제 기량을 회복했다. 이들은 정규리그에서 58홈런, 253타점을 합작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의 중심 타선은 난조에 빠진 SK의 중심 타선과는 대조를 보였다.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중심 타선의 파괴력 덕분에 손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승엽이 먼저 축포를 터트렸다. 이승엽은 1차전 1회말 0-0 상황에서 SK 선발 윤희상의 122km 포크볼을 받아쳐 결승점이 된 선제 투런포를 날렸다.
2차전에선 최형우가 화답했다. 2-0으로 앞선 3회말 최형우는 마리오의 4구째 129km 체인지업을 통타해 SK의 추격 의지를 꺾는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3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이와 함께 시즌 내내 극심한 난조에 빠졌던 배영섭도 부활을 알리며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놨다. 2경기에서 모두 1번 타자로 출장해 6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대량 득점의 디딤돌을 놨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총 12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테이블세터진과 클린업트리오의 조화로운 활약 덕분에 무려 11득점이나 기록할 수 있었다. 효과적인 야구가 빛을 발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주전과 백업 ‘차이가 없다’
삼성은 주전들의 공백에도 쉽게 휘청거리지 않았다. 백업들의 고른 기량은 정규리그 대장정을 치르는 동안 삼성이 1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한국시리즈 1차전은 이 같은 삼성의 장점이 극대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엔트리에 합류한 선수 전원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삼성 야구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진갑용의 뒤를 이을 포수 이지영은 1차전에 깜짝 주전 마스크를 썼다. 뜻밖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포스트시즌 첫 출장임에도 과감하게 투수들을 리드했고 그 결과 1실점으로 SK 타선을 막아내는 수훈을 세웠다.
2경기 모두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장한 정형식도 공수 양면에서 제몫을 다했다. 공격에선 비록 안타 1개에 그쳤지만 3차례나 출루하며 찬스를 열었고, 빠른 발을 이용해 빈틈없는 외야 수비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대주자 스페셜 리스트 강명구는 발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시켰다. 강명구는 1차전 2-1로 앞선 1점차 박빙의 상황에서 2루 땅볼 때 재치 있는 베이스 러닝으로 홈까지 파고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2경기에서 나타난 삼성의 야구는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모호했다. 어느 누구를 출전시켜도 승패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삼성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와 육성이 마침내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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