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올 시즌 나란히 한국무대에 복귀한 원조 메이저리거 1세대 박찬호(39·한화)와 김병현(33·넥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불혹의 나이에 한화의 승리 수호신으로 떠올랐다면, ´핵잠수함´ 김병현은 좀처럼 전성기 구위를 찾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의 성적이 곧 팀 성적의 상승-하강곡선과 묘하게 일치한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박찬호는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 중이다. 허리통증 때문에 일시적으로 로테이션을 건너뛰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13일 만에 등판한 지난 1일 LG전에서 6이닝 8안타 2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5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7일 이후 25일 만에 추가한 승리.
불혹의 나이에도 한화 선발투수 중 가장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멀게만 보였던 10승 달성 가능성에도 다시 희망이 붙었다. 한화는 최근 후반기 8경기에서 6승2패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무엇보다 전반기와 달리 수비와 불펜이 안정감을 찾으며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반기에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날이 많았던 박찬호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김병현은 국내 무대 첫 시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등판해 호투하며 승수를 쌓은 박찬호와 달리, 김병현은 SK전에 출전해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26일 KIA전에서 1.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조기강판이자,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김병현은 결국 2일 2군행을 통보를 받았다.
전반기 잘 나가던 넥센은 후반기 들어 주춤하며 최근 4강 싸움의 기로에 몰려있는 상황이라 선발의 한축을 맡아줄 것이라 기대했던 김병현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김병현의 난조는 1차적으로 들쭉날쭉한 로테이션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꼽을 수 있다. 비로 인해 로테이션이 몇 차례 뒤로 밀려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근본적으로는 역시 4년간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미국과 일본을 거치며 꾸준히 선수로 활약해온 박찬호와 달리 김병현은 사실상 무적선수 신분으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지 오래됐다. 30대를 넘긴 김병현이 전성기의 구위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였다. 불안정한 제구력은 장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현 활용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평가가 엇갈린다. 어차피 올 시즌보다는 내년 이후를 대비한 영입인 만큼 꾸준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적에서부터, 4강 싸움이 다급한 넥센의 팀 사정상 더 이상 배려해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시진 감독은 일단 일부에서 제기되는 불펜으로의 보직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엇갈린 명암은 역시 꾸준한 자기관리와 경기운영 능력의 차이에서 나온다. 박찬호와 김병현 모두 전성기에 제구력보다는 구속으로 승부하는 타입의 투수였다.
박찬호는 불혹의 나이로 구위나 체력 면에서 이미 전성기는 지난 상태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안정적인 위기관리능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위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김병현은 특유의 빠른 구속이 나오지 않는데다 구종 또한 단순하다는 평가다. 국내무대에서 연이은 난타로 자신감을 잃은 것도 문제다. 두 선수의 명암이 엇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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