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던 첼시가 극적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EPL 자존심도 지켰다.
첼시는 지난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서 열린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나폴리(이탈리아)를 4-1로 제압했다.
첼시는 1·2차전 합계 5-4로 나폴리를 꺾고 힘겹게 8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 클럽 가운데 유일한 성과다. 1차전 원정에서 2골차(1-3)로 패한 뒤 감독까지 경질되는 등 벼랑 끝에서 거둔 승리라 더 큰 의미가 있다.
감독 경질과 주축들의 노쇠화 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던 첼시의 대역전 드라마는 예상 외였다. 골도 하미레즈, 다니엘 스터리지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아닌 드록바, 램파드, 존테리, 이바노비치 등 노장들이 터뜨렸다. 무엇보다 경질된 비야스-보아스 감독 자리를 메우고 있는 디마테오 감독대행이 3연승을 이끌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비야스-보아스 감독 체제와 달리 디마테오가 이끄는 첼시가 갑작스레 상승세를 타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의 선수단 장악 또는 포섭 능력이다. 보아스 감독은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큰 약점이 됐다. FC포르투 감독으로 리그무패 우승과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인정받아 첼시로 건너온 보아스 감독은 결국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
전술적인 이해도와 수행능력은 뛰어나지만 선수 개개인의 심리상태를 꿰뚫지 못했다. 팀의 중심인 베테랑 선수들과의 불협화음도 그런 탓이 크다. 그리고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직결되고 말았다.
반면, 디마테오 감독은 나폴리전이 끝난 뒤 선수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를 과시했다. 극적인 승리라 더 그렇지만,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깊고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변칙적인 전술 구사도 한 몫 한다. 보아스 감독은 선호해왔던 4-3-3 전술을 주력으로 구사했다. 하지만 4-3-3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토털사커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게다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공간창출이 아닌 ‘얼리 크로스’나 중거리슈팅에 의존한 플레이는 지겨울 정도였고, 기존 첼시 색깔과도 사뭇 달랐다.
그에 반해 디마테오 감독은 보아스 감독의 4-3-3을 과감히 버리고 안첼로티감독의 다이아몬드형 4-4-2 전술과 무리뉴식 역습전술을 과감히 섞어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속도 또한 빨라져 때로는 최전방, 때로는 중앙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를 혼란시키는 미드필더들의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창의성을 더했다.
보아스 감독이 경질된 지 불과 2주도 되지 않았다. 첼시가 최근의 경기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 보는 것도 시기상조다. 하지만 디마테오 수석코치가 첼시를 이끌면서 팀 색깔이 확연히 변한 것은 사실이다. 유난히도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첼시에 다시 해가 뜰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병곤 넷포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