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만 닮은꼴’ KIA 김진우…진짜괴물 될까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1.11.30 19:29  수정

‘최고투수’ 선동열 감독과의 만남

‘슬램덩크' 정대만과 묘한 공통점

선동열 감독과의 만남은 김진우에게 야구인생의 전환점이나 다름없다.

'정대만과 안 선생의 만남?'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김진우(28)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돌아오지 못할 문제아였던 그가 어느새 모범생으로 변모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우는 지난 시즌 8.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볼 때는 초라하지만 기적적으로 팀에 합류해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KIA팬들 입장에서는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진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사실 문제를 일으키고 3년여 동안 프로무대를 떠났다면, 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 한 시즌만 쉬어도 감을 잃기 쉬운 것이 야구임을 감안할 때, 기량은 물론 체력과 몸 상태 등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KIA 구단과 팬들은 끝까지 그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다른 선수도 아닌 그 대상이 김진우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9이닝 내내 뿌려대는 괴물 체력과 구위는 엘리트 집단인 프로무대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재능이다.

지난 시즌 김진우는 희망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남겼다. 강속구의 위력은 되찾지 못했지만, 또 다른 주무기 커브는 여전히 건재했다.

김진우의 커브는 역대급 구종으로 꼽힐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치 폭포를 연상시키듯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가파른 각은 물론 구속마저도 130㎞대를 넘나든다. 제대로 구사되면 쳐내기 매우 어렵다.

실제로 김진우는 직구를 마음대로 던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커브 하나만을 앞세워 상당수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여기에 '서클 체인지업(circle change-up)' 등 다른 구종까지 익혀나가며 '닥터K' 위용을 되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과의 만남은 김진우에게 야구인생의 전환점이나 다름없다. 확실히 검증 받은 최고의 투수 조련사와 아직 꽃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기대주의 만남이기 때문. 어쩌면 김진우 입장에서는 평생에 다시 안 올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김진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구슬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한때의 방황으로 인해 날려버린 수년간의 세월을 회복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주변에서는 "마치 문제 학생이 학교로 다시 돌아와 공부에 맛들인 모습이다"는 표현까지 쓰며 달라진 김진우에 대해 흡족한 분위기다.

선동열 감독 또한 "저런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추고도 겨우 최고 12승밖에 못한 것이 아쉽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둘에 대해 팬들은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의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SLAM DUNK)'를 예로 들며 반기고 있다. 슬램덩크 등장인물 중 정대만이라는 슈터가 있다. 그는 한때 지역 내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던 천재 슈터였지만 방황의 시절을 겪으며 농구를 그만둔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은 그의 마음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 출신 안 감독에게 무릎을 꿇고 지도를 부탁한다. 종목은 다르지만 김진우와 선동열 감독의 만남은 만화 속 정대만-안 감독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김진우는 선동열 감독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투구 밸런스와 중심이동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는 특유의 자신감도 함께 장착하고 있다. 한창 상위권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중요한 승부에서 마인드 컨트롤 실패로 쓴맛을 여러 번 본 김진우임을 떠올릴 때, 선동열 감독의 배짱투구는 반드시 배워야 하는 요소다.

김진우는 프로에 입단하기 무섭게 '제2의 선동열'로 불렸다. 선동열 감독 역시 그러한 김진우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 전력분석원으로 일할 당시에는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그를 따로 불러 투구지도를 하기도 했다.

과연 김진우가 역대 최고투수로 불리는 선동열 감독을 만나 야구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부활을 꿈꾸는 호랑이굴 괴물투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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