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효투표 95표 가운데 무려 63표를 얻으며 강력한 도전자로 꼽혔던 독일 뮌헨을 무려 38표 차이로 제치고 압승했다.
2003년 체코 프라하 총회서 첫 번째 도전을 시작했던 평창은 과테말라시티 총회에서 러시아 소치에 진 뒤 세 번째 도전 만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됐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평창의 기다림은 길어도 너무 길었다. 무려 12년이 걸린 험난한 여정.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세월이 흐른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평창의 의지는 단 한 번도 꺾인 적 없었다. ‘강원도의 힘’은 바로 지구력이었다.
평창은 199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치른 경험과 자신감을 계기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도전은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전라북도 무주도 똑같이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된 것. 1년 3개월에 걸친 치열한 경합 끝에 승리한 평창은 2002년 1월 IOC에 정식으로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첫 도전이라는 점에서 국내 분위기는 유치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인구 4만여 명의 산골도시 평창의 저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2003년 7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 51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것. 과반수를 넘길 수 있었던 3표를 더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평창은 2차 투표서는 밴쿠버에 53-56으로 패하고 말았다.
예상외의 선전에 희망을 얻은 평창은 2014년 동계올림픽 재도전을 선언했다. 무주는 ‘평창이 2010년 유치 실패 시 다음 대회 유치권은 무주에 준다’는 합의서를 내세워 반발했지만, 국제스키연맹(FIS) 실사에서 무주의 스키장이 국제대회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평창의 재도전이 가능해졌다.
평창은 2007년 2월 시행된 IOC의 현지 실사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첫 번째 도전의 실패를 교훈삼아 4년간 공을 들였기에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또다시 2차 투표서 무너졌다. 1차에서 3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2차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선 러시아의 소치에 47-51로 패한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이전과는 달리 비관적인 시선이 늘었다. 일각에서는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기회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다시 일어섰다. 정부와 강원도, 후원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강원도 산하 법인이던 유치위원회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인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유치위원장으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선임됐다.
또 IOC 위원과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을 지냈던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평창 시민을 비롯해 전 국민들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쥐어짜냈다.
유치 전략과 프레젠테이션은 더욱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한반도 평화’보다 ‘아시아에서의 동계스포츠 확산’으로 명분을 바꿨다. 최근 올림픽 개최지가 유럽과 북미 지역에 치중된 만큼 이번에는 아시아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호소했다.
성공개최를 위한 동계스포츠 인프라도 대거 확충했다. 평창은 IOC에 약속한 대로 모든 경기장을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콤팩트한 구조를 갖췄다. 또 IOC가 요구했던 13곳의 경기장 가운데 7곳을 이미 완공했다. 가장 큰 경쟁력은 국민의 92%와 도민의 93%가 지지하는 열광적인 국민의 유치열기였다.
투표 당일 IOC 총회에서는 강력한 경쟁 후보도시 뮌헨이 이미 갖춰진 물적·인적·문화적 인프라를 통한 최고의 대회를 역설한 반면 평창은 ‘꿈과 희망’이란 메시지를 던지며 앞으로 올림픽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평창유치로 얻는 경제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직·간접적으로 64조 9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림픽 관련 투자 및 소비지출에 따른 직접적 효과만 총 21조 1000억원이다. 지난 세 차례의 도전 과정에서 무려 1000억 원의 비용을 쏟아 부은 것이 아깝지 않은 결과다. 감자밭에서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지난 12년간 한과 눈물의 도시였던 평창은 이제 기적과 감동의 도시로 재탄생했다. 자축도 중요하지만 값진 결실을 이룬 만큼 지금부터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평창의 모습을 기대해본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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