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핵타선’ 해체위기···올해가 마지막?

입력 2011.06.11 19:56  수정

‘상처´ FA 이대호 거취 가장 큰 변수

FA 조성환에 홍성흔 하락세도 고민

홍성흔(왼쪽)-이대호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쉬어갈 곳 없는 가공할만한 ‘핵타선’을 뽐냈다.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를 중심으로 조성환·홍성흔이 위아래를 받친 클린업트리오은 타격 1·2·3위를 싹쓸이했다.

핵타선은 클린업 타순에만 그치지 않았다. 카림 가르시아(26홈런), 강민호(23홈런), 전준우(19홈런)로 이어지는 6, 7, 8번 타순은 하위타선 클린업으로 평가될 만큼 무시무시한 화력을 내뿜었다.팀 타율(0.288)은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고타율이자 2000년대 최고 팀 타율이었고, 홈런(185개)은 역대 7번째 기록이었다. 2010년 롯데타선은 역대 최고의 타선 중 하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었다.

올 시즌 초반 가르시아의 공백과 이대호, 홍성흔, 조성환 등 중심타선이 총체적인 부진을 겪으면서 ‘물방망이’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화력을 되찾으며 올 시즌에도 8개 구단 최고의 핵타선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내년을 앞둔 롯데는 한숨만 나올 지경이다. 롯데의 핵타선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올 시즌 후 FA가 되는 이대호의 거취문제다. 이대호는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제무대 검증을 끝마쳤다. 이미 한신, 요미우리, 라쿠텐 등 여러 일본구단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는 지난 2008시즌을 마친 뒤 FA자격을 얻은 에이스 손민한과 3년간 재계약을 이끌어낸 바 있지만, 상황은 그 때와 확연히 다르다. 당시 손민한이 지는 해였다면 여전히 전성기인 이대호는 뜨는 해다. 사상최대 FA 대박이 확실시 된다. 몇몇 일본구단과 큰손으로 통하는 국내구단이 입찰에 뛰어들 경우 롯데가 이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이대호는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이대호의 연봉으로 6억3000만원을 제시했다. 7억원을 요구한 이대호는 KBO에 연봉조정까지 신청했으나 결국 승자는 롯데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지난해 이대호에 7000만원을 아꼈지만 내년 FA 협상의 주도권과 팬들의 인심을 잃었다. FA 자격을 얻고도 손에 쥐어주는 보답이 적다면 이대호로서는 더 이상 롯데에 남을 명분이 없는 입장이다. 팬들도 “이대호가 마땅한 대우를 못 받을 바에야 떠나도 괜찮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태균(지바 롯데)의 일본진출도 자극제다. 때문에 ‘영원한 롯데맨’이라는 간판을 포기할 정도로 좋은 대우를 해주는 구단이 있다면 부와 명예가 뒤따르는 일본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다.

내년 FA 자격을 얻는 조성환의 거취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지난해 연봉 1억6000만원을 받은 조성환은 지난 시즌 타율 0.336 8홈런 52타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구단은 겨우 2000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조성환은 협상을 끌면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 계약을 빨리 마무리했다. 섭섭한 감정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는 조성환에게 전화위복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때문에 팀을 옮기기가 수월해져 타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카드가 됐기 때문이다. 조성환은 우선적으로 잔류를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의 가치를 평가해볼 수 있는 FA 시장에 대해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홍성흔과 조성환의 방망이가 내년에도 활활 타오르리라는 보장도 없다. 올 시즌 주장을 맡고 있는 홍성흔은 내년으로 36세가 된다. 지명타자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지난 3년에 비해 올 시즌은 뚜렷한 하락세다. 제 아무리 타격재능이 뛰어난 그라도 나이는 피해갈 수 없는 최대의 적. 물론 조성환에게도 적용되는 얘기다.

다만, 롯데로선 테이블세터의 축 김주찬이 2012년 이후 FA 자격을 취득한다는 것, 전준우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입대를 연기할 예정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봉조정 패소로 상처 입은 이대호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다. 롯데에서 이대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올 시즌 멤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이대호가 빠진 타선은 더 이상 핵타선이 아니게 된다. 중심을 잃은 롯데타선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롯데는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로이스터 감독을 경질하고 양승호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불확실한 다음 시즌을 생각해서라도 올 시즌 어떻게든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올 시즌 상황은 지난 3년보다 더욱 녹록지 않다. 만일 올 시즌도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롯데로서는 무거운 마음으로 스토브리그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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