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토레스 할리우드 액션에 피 본 첼시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1.04.07 12:04  수정

무리한 헐리우드 액션 주심 반감

결정적 순간 파울 인정 못 받아

첼시는 토레스 헐리우드 액션 탓에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를 잃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첼시 하미레스(브라질)가 넘어진 상황은 주심 재량에 따라 페널티킥(PK)을 선언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살펴보면, 하미레스는 맨유 에브라의 뒤늦은 태클을 이겨내고 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따라서 남미 선수들의 특징인 ´일단 넘어지고 보자´는 첼시 패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맨유-첼시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지켜본 현지 중계진의 평가다.

박지성이 선발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웨인 루니의 결승골에 힘입어 첼시를 1-0으로 물리쳤다.

지난 2002년부터 계속됐던 첼시 원정 무승 징크스(4무6패)를 털어낸 맨유는 오는 13일 홈 올드 트래포드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이뤄도 4강에 진출하게 됐다.

분수령은 첼시 페르난도 토레스의 ´할리우드 액션´. 토레스는 전반과 후반 맨유 박스 안에서 총 두 차례 과장된 몸동작으로 주심과 전 세계 축구팬들을 기만하려 했다.

토레스가 전반에 범한 오버액션이 심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은 것일까. 후반 종반 동료 하미레스가 에브라의 가위 태클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하미레스도 토레스와 ‘한통속’으로 여겼다. ´양치기 소년´ 토레스의 잦은 거짓말에 하미레스가 ´피´를 본 셈이다.

사실 하미레스의 상황은 판정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는 주심이었다면 PK를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토레스나 하미레스 등 개인기술이 뛰어난 남유럽·중남미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듯,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과장되게 넘어지는 버릇이다.

토레스는 맨유전 전반 비디치 다리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다이빙’했다. 후반에는 발렌시아의 뒷다리에 스스로 발을 갖다 대 넘어지는 추태를 부렸다. 노골적인 할리우드 액션에 화가 난 주심은 단호하게 경고카드를 꺼내들었다.

토레스 행동과 달리 하미레스는 다소 억울할 만 했다. 분명히 에브라와 뒤엉켜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미레스도 엉키는 과정에서 중심을 잡을 시간이 충분했다. 에브라의 다리가 장애물이 됐지만, 과장된 연기를 펼칠 장면은 아니었던 것.

같은 날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수원-가시마 앤틀러스전. 전반 비슷한 상황에서 하태균의 상반된 대응과 대비된다. 하태균도 가시마 수비진의 뒤늦은 태클에 걸렸지만, 공에 대한 집념을 불태웠다. 스치기만 해도 넘어지는 남유럽, 중남미 선수들과 달리, 중심이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잰걸음으로 끝까지 공을 쫓아 슈팅을 시도한 것.

수준차가 거의 없는 팀들 간의 대결에서는 미세한 부분에서 결과가 뒤바뀌기 마련이다. 주심을 속이려는 토레스의 행위가 반감을 불러일으켜 정작 충분히 PK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외면을 당하고 말았다. 특히, 전반전 토레스의 연기는 축구를 모독하는 행위였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결국, 첼시는 토레스 헐리우드 액션 탓에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를 잃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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