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중점 둔 안정적 경기운영 돋보여
´아름다운 축구´ 아닌 ´이기는 축구´ 추구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기존의 토탈사커를 버리고 실리축구를 택했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7일 오전(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 열린 ‘2010 FIFA 남아공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3-2 승리를 거뒀다. ‘무관의 제왕’ 네덜란드의 역대 세 번째 월드컵 결승 진출이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유럽에서 가장 화려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내세운 토탈사커를 선보이며 세계 축구계를 이끌었고, 매번 월드컵과 유로대회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기존의 토탈사커를 버리고 실리축구를 택했다. 아름다운 축구가 아닌 철저히 이기는 축구로 노선을 변경한 것.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도 대회를 앞두고 “더 이상 토탈 축구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며 실리적인 축구로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예상대로 네덜란드는 조별리그부터 수비에 중점을 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덴마크와 일본을 상대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며 지나치게 수비적인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16강 토너먼트 이후 실리축구가 모두 승리로 이어지며 조금씩 팬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의 실리축구가 정점에 이른 경기는 브라질과의 8강전이었다.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맞대결은 실리축구의 격돌이기도 했다. 브라질 역시 둥가 감독 체제 아래 과거의 화려함을 버리고 이기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네덜란드 승리였다. 브라질 보다 더 침착했고 노련했다.
단순히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아닌, 템포를 스스로 조절하고 상대의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진정한 실리 축구를 선보였다. 물론 이 같은 경기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만큼 공수 밸런스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적절한 파울을 통해 상대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고, 소수의 공격자원을 통해 득점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참가국 중 가장 많은 파울(98개)을 기록했고, 가장 많은 경고(15장)를 받았다. 그럼에도 무모한 퇴장이나 실점으로 이어진 치명적인 파울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 상대의 흐름을 적절하게 차단한 지능적인 수비였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준결승까지 80개의 슈팅 중 12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는 79개 중 13골을 기록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점률이다. 또한, 패스 성공률도 스페인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만큼 실용적이고 순도 높은 공격을 시도한 셈이다.
이제 네덜란드에게 남은 것은 결승전뿐이다. 월드컵 2인자의 한을 풀고 실리축구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과연 자신들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토탈사커를 버리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의 마지막 경기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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