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전 선발 출장, 풀타임 맹활약
상대 공격 젖줄 피를로 완전 봉쇄
박지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와 상대 공격 젖줄인 피를로를 완벽히 봉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AC밀란과의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3-2으로 승리, 8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맨유는 그동안 산 시로에서 열렸던 4번의 원정경기서 모두 패했지만 이날만큼은 경기내용 및 결과에서 모두 우세를 보이며 ‘산 시로 징크스’를 극복했다. 특히 동점골의 주인공 폴 스콜스를 비롯해 2골을 웨인 루니, 그리고 고비 때마다 결정적 선방을 했던 에드윈 판 데르 사르는 팀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날 선발 출전한 박지성(29) 역시 예의 넓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공수 양면에 걸쳐 맨유의 활력소 역할을 해냈다. 박지성은 맹렬한 전방 압박을 가하며 상대 공격의 젖줄인 안드레아 피를로의 발을 묶는데 성공했고, 양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활동거리(12.113km)를 기록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박지성이 측면이 아닌 중앙 옵션으로 뛰었다는 점이다. 박지성은 맨유의 4-3-1-2 포메이션에서 1에 해당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중앙을 기반으로 오른쪽 측면까지 커버하는 프리롤 역할을 소화했다. 후반 중반에는 루니와 함께 투톱 공격수로 뛰며 팀의 공격을 조율했다.
그동안 맨유에서 철저히 측면 옵션으로 활용되었던 지난날의 행보를 상기하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변칙 기용이 AC밀란전 승리의 발판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은 피를로의 공격을 봉쇄함과 동시에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캐릭-스콜스-플래처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피를로를 견제와 더불어 상대 윙어인 베컴-암브로시니의 공세를 동시에 막아내기 어려웠지만 박지성의 수비가담으로 인해 중원장악을 수월히 해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박지성은 상대 수비수들이 피를로에게 향하는 패스를 요소요소마다 차단했고, 밀란의 공격이 측면에 쏠리도록 유도했다. 실제로 이날 피를로는 패스 시도가 베컴-암브로시니보다 낮은 39번에 그칠 정도로 평소보다 활발한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고 패스 정확도 역시 69%에 그치고 말았다.
피를로를 제압한 박지성은 공격 상황에서 프리롤 형태의 움직임을 취하며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도맡았다. 중앙에서 공을 잡으면 적재적소에 종패스를 연결하거나 루니 또는 나니와 함께 2대1 패스를 연결하며 상대 미드필더진의 빈틈을 꿰뚫었다.
전반전에 피를로를 마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후반에는 최전방 깊숙이 파고드는 움직임을 취하며 상대 포백을 공략하는데 주력한 것. 박지성에 틀어 막힌 피를로는 후반전에 들어서도 무거운 움직임으로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다.
또한 박지성은 후반 중반 플래처-발렌시아가 윙어를 맡자 루니와 함께 투톱 공격수로 활약하며 여러 차례 종적인 움직임을 취했고 그 과정에서 네스타의 수비 집중력 약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루니가 후반 22분과 29분 AC밀란 문전에서 헤딩골을 넣을 수 있었던 발판으로 작용했다. 박지성은 루니의 골 장면 때마다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특히 박지성은 전반전에는 5.994km, 후반전에는 6.119km를 누비며 양 팀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후반이 전반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박지성의 월등한 체력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박지성의 밀란전 맹활약은 팀 내 전술적 가치가 한층 커졌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수비형 윙어’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지성은 중앙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펼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어떤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만능 플레이어를 향한 퍼거슨 감독의 미소는 더욱 흐뭇해져가고 있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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