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 연합뉴스
“예전에는 나에게 100점을 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올해는 100점을 줘도 될 것 같다.”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던 베테랑이 모처럼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10년 만에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 최형우가 복귀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삼성 왕조의 주역이었던 그는 KIA 타이거즈에서도 우승을 경험했고, 다시 돌아온 대구에서도 정상에 섰다.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우승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1로 대파했다.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KIA를 3승 2패로 꺾고 올라온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 1패로 KT를 제압하며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최형우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를 떠나 10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그는 단순히 경험 많은 베테랑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았고, 부상으로 수비에 나서기 어려운 동료를 대신해 외야까지 책임졌다.
특히 최형우에게 이번 우승은 개인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며 네 차례 우승을 경험한 그는 2016시즌을 마친 뒤 KIA로 이적했다. 새로운 팀에서도 우승 행진은 이어졌다. 2017년 이적 첫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2024년에도 우승 반지를 추가했다.
그리고 2026년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일곱 번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 기록인 8회에 이어 7회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정수와 배영수가 보유한 최다 기록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최형우. ⓒ 연합뉴스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타격도 여전했다. 친정팀과 옛 동료들이 맞붙은 KIA와의 플레이오프는 '최형우 더비'로 불렸다. 최형우는 PO 5경기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 요정으로 등극했고, KT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이 이어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형우는 우승 직후 "이번 우승은 스토리가 많은 것 같다. 오랜만에 삼성에 돌아왔고, 라이온즈파크에서 거둔 첫 우승이기도 하다"며 "KIA와 플레이오프 때도, KT와 한국시리즈 때도 모두 우리가 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팀 선수들이 정말 많이 아팠다. 마무리 김재윤이 이탈했고, 주전 9명 중 5명만으로 싸우는 느낌이었다"며 "솔직히 우승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 정말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자신의 점수에 대해 100점을 매겼다. 그는 "시즌 때도 안 나가던 수비를 9경기나 했다. 정말 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100점을 줘도 된다"며 "우승 보너스도 더 받아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번 우승에는 강민호와의 약속도 담겨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돌아오며 강민호에게 우승 반지를 끼워주겠다는 말을 건넨 바 있다. 최형우는 "민호에게 우승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 민호도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