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서실장 전격 교체…‘강경 충성파’ 스티븐 밀러 임명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1.07 07:32  수정 2026.11.0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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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참패 사흘 만에 첫 고위급 인사 단행

反이민 정책 설계자 밀러, 9일부터 백악관 총괄

첫 여성 실장 와일스, 트럼프 정치조직으로 이동

민심떠나도 강경노선 고수…국정 대립 격화 전망


스티븐 밀러 백악관 신임 비서실장이 지난 10월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3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참패하자 백악관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인사·예산을 쥔 ‘실세’로 통했던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을 내리고 대표적인 강경파이자 최측근 인사인 스티븐 밀러(41)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후임으로 임명한 것이다. 중간선거 패배 이후 첫 고위급 인사로, 국정 쇄신보다는 강경노선을 더욱 강화해 임기 후반 더 공세적인 국정 운영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 행정부의 부비서실장이자 내가 가장 신뢰하는 참모 중 한 명인 스티븐 밀러가 오는 9일부터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게 된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러는 정치적으로 훌륭하고 판단도 잘하기 때문에 좋은 관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훌륭한 일을 해온 와일스는 트럼프 정치조직(Trump Political Operation)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며 “비서실장으로 헌신한 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조직의 구체적인 성격과 와일스가 맡을 역할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내준지 사흘 만에 단행됐다. 미 유권자들이 이란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강경 이민정책 등에 불만을 표출하며 공화당에 등을 돌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온건파 대신 강경 충성파를 백악관의 핵심 요직에 앉혔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밀러의 발탁이 이민정책뿐 아니라 이란 전쟁에서도 더욱 강경한 접근을 예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설계자인 스티브 배넌 전 수석 전략가의 추천으로 백악관에 들어가 2020년 대선 패배,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지킨 충성파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정부에서 호흡을 맞춘 후 2기 정부에서도 그의 신뢰를 받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핵심 참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에서 기용한 주요 인사들을 거의 대부분 2기 정부에서 핵심 요직에 등용하지 않았다.



1985년생 유대계로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반(反)이민 정책 설계자다. 듀크대를 졸업한 후 공화당 의원들의 보좌진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특히 제프 세션스 전 상원의원 밑에서 일하면서 강경한 이민정책을 추진했다. 2016년 트럼프 대선캠프에 합류한 뒤 연설문 작성과 정책 수립을 맡았고, 집권 1기에는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곁을 지킨 그는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보좌관에 임명돼 반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하루 3000명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과 ‘연간 100만명 이상 불법 이민자 추방’ 같은 공격적 목표를 설계해 밀어붙였다. 이민 단속 현장에서 발생하는 과잉 진압과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밀러 부실장의 영향력은 이민정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대한 압박과 연방정부의 행정권한 확대, 국내 치안정책 등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CNN은 밀러 부실장이 지난 1년간 국내 정책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대통령의 행정권한을 폭넓게 행사하는 방안을 옹호해 왔다고 전했다.


상대 진영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아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이 “트럼프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트롤‘(troll·인터넷에서 고의로 상대방을 자극해 분노와 논쟁을 유발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의 배우자 케이티는 팟캐스트 진행자로 이 팝캐스트에 트럼프 정부 주요 인사들이 줄지어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2기 초반 ’파워 커플‘로 통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10월9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대화하는 가운데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 AP/뉴시스

반면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승리를 이끈 선거전략가다. 백악관 역사상 첫 여성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언행을 관리하고 백악관 내부 기강을 다잡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3월 유방암 진단 사실을 공개했으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했으며, 이후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그전부터 캐롤라인 레빗 전 백악관 대변인의 후임 인선 등과 관련해 와일스 실장과 상의하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승인한 결정에 대해서도 다른 참모들 앞에서 그를 비판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와일스 실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역할은 바뀌더라도 대통령과 우리의 사명에 대한 헌신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가에서는 이번 인사가 백악관에 그치지 않고 내각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란 군사작전의 책임을 물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인적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임할 것이란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그는 5일 뉴욕타임스(NYT)에 “대통령 임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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