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산 밀 100% 한정판 선봬
갓 튀긴 라면 사려 3시간 대기
오뚜기도 구미 공장 유치 추진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구미라면축제'가 열리고 있다 .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안전하게들 이동하세요! 사람이 너무 많아!"
지난 6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 475m 최장 길이의 구미라면축제장 앞 의용소방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방문객들을 향해 계속 당부했다.
축제장 입구부터 왼편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구미라면축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농심의 갓 튀긴 라면을 사려는 방문객들이었다.
대기 줄은 세 갈래로 나뉘었지만, 어느 줄에서든 기다리는 데만 1시간30분 이상 걸린다는 안내가 나왔다. 축제장 현장 관계자는 행사 첫날인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같은 대기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열린 제5회 '구미라면축제' 내부에 현장 관계자들이 대기줄을 조율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갓 튀긴 라면, 구매 대기만 3시간
몰려드는 인파를 관리하는 현장 보안관들은 방문객들에게 앞뒤 사람의 옷차림을 확인하라고 수차례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눈 깜빡하면 새치기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당부까지 나올 정도였다.
갓 튀긴 라면은 1차 물량이 완판돼 오후 1시부터 판매가 재개됐다. 이곳에서는 농심이 구미산 밀 100%를 사용한 한정판 '구미라면축제면',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신라면 툼바' 등 멀티 백팩이 판매되고 있었다.
2만1000원대 패키지는 1인당 한 개만 구매할 수 있다. 수 시간을 대기해 구매에 성공한 이들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짙었다.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열린 '구미라면축제' 내부 라면 패키지 판매 장소. 방문객들은 이날 갓 튀긴 라면을 구매하기 위해 긴 대기줄을 감내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3시간을 기다려 제품을 구매했다는 40대 한 부부는 "가격도 확인하지 않고 샀다"며 "다만 긴 대기 시간 때문에 다른 방문객에게는 구매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50대 한 여성 방문객은 "처음 먹어보는 라면도 아닌데 이렇게 기다리는 게 내가 뭐하는 거지"라면서도 "한정판 구미라면, 갓 튀긴 라면을 여기서만 판매하고, 직접 먹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열린 '구미라면축제'에 배우 정준호씨가 방문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이날엔 배우 정준호씨도 축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씨는 패키지를 구매한 뒤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축제 참가 계기를 묻기도 했다.
◇ 공장에서 축제장으로…농심과 구미시의 동행
방문객들 일부는 라면 판매 부스 앞 인도 연석에 걸터 앉아 시식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50대 부부는 "바람이 불고 날씨가 선선하니까 길가에 앉아서 먹는 라면도 오히려 축제의 낭만 중 하나"라고 말했다.
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열린 '구미라면축제'에 방문객들이 인도 연석에 걸터 앉아 라면을 취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구미라면축제는 농심과 구미시의 협업으로 성장해 왔다.
농심은 2022년부터 5년째 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구미에 신라면을 생산하는 농심 공장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지역 산업 기반과 관광을 연결하려는 구미시의 구상에서 출발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축제 첫해인 2022년 1만5000명이 찾았고 지난해에는 35만명으로 늘었다"며 "축제가 지역 기업과 자영업자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농산물 소비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도 구미공장에서 갓 튀긴 라면을 축제장으로 직배송한다.
신라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성수동에서 운영 중인 '신라면 분식'의 인기 요소를 축제장에 옮겨 브랜드 히스토리존과 굿즈존, 시식존 등을 구성했다.
◇구미밀 100%, 한정판 제품 선봬
농심은 이번 축제에서 구미 지역 농가가 재배한 밀을 100% 사용한 축제 전용 라면을 20만봉 한정으로 선보였다. 농심이 구미시 및 지역 농가와 협력해 약 1년간 연구한 제품으로, 얼큰한 소고기 국물을 더해 풍미를 높였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라면 원료로 활용해 축제 후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 농가와의 상생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해당 제품의 정식 출시나 생산 확대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구미산 밀의 일반 제품 적용은 원가 부담으로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갑 농심 면마케팅 실장은 "일반 라면에 사용하는 밀가루는 수입산을 많이 활용한다"면서도 "국내산 밀의 사용은 원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축제 현장에는 라면 레스토랑 25곳과 라면 트럭 8대 등 33개 음식점이 참여해 생 참복 라면, 송이·능이를 더한 산중 라면 등 이색 메뉴부터 세계 각국의 누들 요리까지 다채로운 라면 요리를 선보인다.
현장 포스(POS) 관계자는 "지난해 인기 라면 업장의 경우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구미에 공장 건립 추진
오뚜기도 구미시에 2000억원을 들여 라면 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그동안 구미의 라면 산업이 농심 구미공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앞으로는 오뚜기까지 가세하면서 지역 내 라면 생산 기반이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두 기업의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라면을 지역 대표 산업이자 관광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6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 열린 '구미라면축제'를 찾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김장호 구미시장은 데일리안과 만나 "오뚜기가 2000억원을 들여 구미에 부지를 샀다"며 "추후 이같은 라면 축제에 오뚜기도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뚜기가 참여할 경우) 별도의 공간을 만들던지 해서 구미시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며 향후 오뚜기와의 축제 협업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구미에 신규 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맞지만, 별도로 라면 축제 개최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농심과 구미시의 협업으로 출발한 라면축제가 향후 오뚜기까지 아우르는 지역 축제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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