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소녀단3’·‘스피드퀸’, 같은 쇼트트랙에 담은 다른 도전 [방송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11.06 08:35  수정 2026.11.06 08:3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배우들의 계주 도전과 선수들의 국가대표 도전, 하루 차이로 출발

‘무쇠소녀단3’, 개인의 한계 극복에서 팀의 호흡으로…세 번째 시즌의 변화

‘스피드퀸’, 선수의 다음 기회 조명…‘신인감독 김연경’과 닮은 재도전

여성 출연자들의 쇼트트랙 도전을 다루는 두 예능이 나란히 출발한다. tvN ‘무쇠소녀단3’가 배우들이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한 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내세운다면 TV조선 ‘스피드퀸’은 선수 경력을 가진 이들의 국가대표 도전을 담는다. 같은 빙판에서 훈련하고 승부를 겨루더라도 출연자가 증명해야 할 것은 다르다. 스포츠 예능에서 반복돼 온 도전과 극복의 이야기를 각자의 출발점에 맞게 구체화하는 것이 두 프로그램의 과제다.


5일 tvN과 TV조선에 따르면 ‘스피드퀸’은 오는 25일 오후 10시, ‘무쇠소녀단3’는 26일 오후 8시 40분 첫 방송한다. ‘스피드퀸’은 실제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무쇠소녀단3’는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연예인이 운동을 배우고 팀을 꾸리는 스포츠 예능에는 여러 선례가 있다. 그러나 다양한 직업의 여성 출연자들이 축구티으로 경쟁하는 구도의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정도를 제외하면 여성들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 예능은 많지 않았던 가운데 ‘무쇠소녀단’은 여배우들의 운동을 일회성 체험이 아닌 수개월간의 훈련과 실전 출전으로 다루며 화제를 모았다.


ⓒtvN

실제 성과도 냈다. 2024년 시즌1에서는 진서연·유이·설인아·박주현이 통영 월드 트라이애슬론 컵에 출전해 전원 완주했다. 지난해 시즌2에서는 유이·금새록·박주현·설인아가 복싱에 도전했고, 최종 대회인 대한체육회장배 전국생활복싱대회에서 금새록과 설인아가 금메달, 유이가 은메달, 박주현이 동메달을 받았다. 훈련한 만큼 달라지는 몸과 경기력이 이들의 새로운 매력이 됐고, 여배우들이 낯선 운동에 나선다는 출발의 신선함뿐 아니라 훈련 끝에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시리즈를 지속할 자산으로 쌓였다.


세 번째 시즌에서는 이 성장 과정에 어떤 변화를 줄지가 중요해졌다. 종목만 바뀐 채 기초를 배우고 좌절하다 극복하는 순서를 반복한다면, 훈련이 더 힘들어져도 이야기는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시즌이 시리즈 최초의 단체 종목인 계주를 선택한 점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설인아·금새록에 한지현·연우가 새로 합류하며, 대회를 150일 앞두고 시작한 훈련을 통해 네 사람이 한 팀으로 달라지는 과정을 예고했다.


배우는 속도와 체력이 다른 네 사람이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지가 경기력인 동시에 이번 시즌의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이 변화는 제작진이 관계를 다루는 방식에도 과제를 준다. 계주에서는 개인의 실수가 팀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부담의 성격도 달라진다. 훈련 중 의견 차이가 생긴다면 누가 잘못했는지를 강조하기보다 원인을 함께 찾고 호흡을 조정하는 과정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서로를 응원하는 말이 실제 경기에서 어떤 도움으로 이어지는지를 담아낼 때, 단체 종목으로 바꾼 이유도 분명해진다.


ⓒTV조선

‘무쇠소녀단3’가 새로운 기술을 익혀 공동의 성취를 만드는 이야기라면, ‘스피드퀸’은 오래 쌓아온 기술을 현재의 경쟁력으로 증명하는 이야기다. 전이경 감독과 김아랑 코치가 지도하는 일곱 선수는 출발 조건부터 다르다.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우승 경력이 있는 김보름은 쇼트트랙에 도전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리스트 김리아는 개인 종목에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미 성과를 낸 선수에게도 종목과 목표가 달라지면서 증명해야 할 기량이 생긴다.


생업이나 훈련 환경의 제약 속에서 도전을 이어온 선수들도 있다. 김찬서는 스케이트 장비 업체에서 일하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이어왔고, 김도연은 소속 팀 없이 홀로 훈련해왔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고 계속 선수로 뛸 기회다. 같은 국가대표 도전이라도 누구에게는 새로운 종목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누구에게는 제한된 환경에서 쌓은 실력을 드러내는 무대가 된다.


선수의 다음 기회를 예능의 이야기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 생각나는 포맷이다. 지난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김연경이 감독을 맡아 프로 무대에서 다시 뛰거나 새로운 기회를 얻으려는 선수들과 팀을 꾸리는 과정을 담았다.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가 지도자로 변신한다는 점에 더해,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강팀에 맞서는 구도가 응원할 이유를 만들었다. 시즌1 출연 이후 이나연·표승주는 흥국생명, 구솔은 현대건설에 입단하며 도전을 실제 프로 무대로 연결하기도 했다.



‘신인감독 김연경’ 출연 후 이나연이 흥국생명에 영입됐다. ⓒ흥국생명

이 사례가 ‘스피드퀸’에 주는 시사점은 유명 지도자와 사연 있는 선수를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김연경에게 향했던 관심을 선수들의 경기력과 이후 행보로 연결했듯, 전이경과 김아랑의 지도 아래 선수들이 무엇을 보완하고 어떤 경쟁력을 갖추는지 보여주는 과정이 중요하다.


두 프로그램이 같은 종목을 택했어도 응원을 끌어낼 지점은 다르다. ‘무쇠소녀단3’에서는 각자의 실력을 팀의 호흡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스피드퀸’에서는 선수마다 다른 조건과 경력을 현재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과정이 중요하다. 힘든 훈련과 눈물만 강조하면 두 도전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배우들에게는 함께 뛰는 법을, 선수들에게는 계속 뛸 가능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주느냐가 같은 빙판에서도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기준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