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원태 우군' 델타, 한진칼 지분가치 석 달 새 2862억원 불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11.02 17:06  수정 2026.11.02 17:14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호반 최대주주 부상 가능성 속 델타 보유 지분 1.3조원 평가

전체 지분투자 자산의 25.4%…LATAM 이어 두 번째 규모

2019년 투자 당시 1770억원 통화스와프로 환율 위험 대비

델타항공 항공기. ⓒ델타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인 미국 델타항공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가치가 석 달 만에 2억1300만 달러(약 2862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상 지분율 변동 없이 기존 보유 지분의 평가액이 28.1% 오른 것이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델타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와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2일 델타항공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3분기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말 델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치는 9억7000만 달러(약 1조3035억원)로 집계됐다. 6월 말 7억5700만 달러에서 2억13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3월 말 7억700만 달러와 비교하면 6개월 동안 2억6300만 달러 늘었다. 원화 환산액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 1343.8원을 적용했다.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하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지난 7월 10일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20.15%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20.57%)보다 0.42%포인트(p) 낮았다. 이후 추가 매수로 양측의 지분율이 역전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진칼은 이날 호반그룹의 최대주주 등극 보도와 관련해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공시를 냈다. 최대주주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다음 달 1일까지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최대주주에 오르더라도 곧바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 등 우호주주들이 있어서다. 델타는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사업을 운영하는 전략적 협력사이기도 하다.


델타가 공시한 한진칼 보통주 지분율은 올해 3월 말과 6월 말, 9월 말 모두 14.9%다. 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 기준으로는 14.8%다. 다만 공시상 지분율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표시되는 만큼 실제 보유 주식 수에 변동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델타가 투자한 일부 기업들의 지분가치가 하락하는 사이 한진칼의 투자자산 내 비중은 높아졌다. 델타는 올해 3분기 지분투자 관련 손익에서 2억18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억11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반면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치는 3분기에 2억1300만 달러 증가했다.


델타의 투자손익에는 한진칼을 비롯한 공정가치 평가 대상 투자자산의 가치 변동이 반영된다. 한진칼 지분가치 증가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다른 투자자산에서 4억3100만 달러의 순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개별 투자자산의 손익 명세를 합산한 확정 금액이 아닌 추정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주요 투자자산의 평가액은 3분기에 감소했다. 남미 항공사 LATAM의 지분가치는 6월 말 17억6400만 달러에서 9월 말 15억1600만 달러로 2억4800만 달러 줄었다. 미국 항공서비스 기업 휠스업은 같은 기간 1억1800만 달러에서 4200만 달러로, 중국동방항공은 1억8800만 달러에서 1억56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한진칼의 투자자산 내 비중은 6월 말 18.7%에서 9월 말 25.4%로 6.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델타의 전체 지분투자 자산은 40억4100만 달러에서 38억2400만 달러로 감소했지만 한진칼 지분가치는 7억5700만 달러에서 9억7000만 달러로 늘었다. 전체 지분투자 자산 4달러 중 약 1달러가 한진칼 지분인 셈이다. 한진칼은 델타의 주요 항공사 지분투자 가운데 LATAM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산이다.


델타의 한진칼 지분가치는 2020년 말 5억1200만 달러에서 2022년 말 2억9600만 달러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반등했다. 2025년 말에는 8억61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9월 말 9억7000만 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주식 매각으로 실현한 이익이 아닌 평가액으로, 한진칼 주가와 원·달러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델타는 투자 초기부터 환율 위험에도 대비했다. 2019년 11월 한진칼 투자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명목원금 1770억4500만원 규모의 달러·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 만기는 2023년 4월이었다.


델타는 2019년 한진칼 지분 약 10%를 1억7000만 달러에 취득했다. 통화스와프 명목원금은 계약 당시 환율로 약 1억5100만 달러로 최초 투자액의 약 89%에 해당한다. 이는 환율 위험 관리 계약의 기준 금액일 뿐 추가 투자금은 아니다. 델타는 2020년 해당 계약에서 1000만 달러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했으며 연말에는 평가액을 1300만 달러의 부채로 계상했다.


델타는 2020년 공개시장에서 1억5800만 달러어치의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했고 2022년 8월에는 반도그룹으로부터 113만1108주를 주당 6만2500원, 총 약 707억원에 취득했다.


델타의 한진칼 투자는 대한항공과의 장기적인 사업 협력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라는 성격도 갖는다. 양사는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운항과 수익 공유 등을 포함한 조인트벤처(JV)를 운영하고 있다.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와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향방이 경영권 변수로 떠오르면서 델타가 보유한 지분 14.9%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