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원아시아·카카오 연계 투자 의혹 제기
"최윤범 선행투자 지분 평가가치 150배 이상 증가"
고려아연 "별도 주체 거래…펀드 투자는 운용사 판단"
"지분 평가가치와 실제 실현 수익 구분해야" 반박
영풍 사옥(왼쪽), 고려아연 사옥 전경. ⓒ각사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를 통한 투자 적정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출자금이 최윤범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별개 주체가 수행한 거래를 자의적으로 연결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 펀드의 카카오 계열사 투자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아크미디어 투자가 하나의 패키지 거래로 사전 협의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거래 실행 약 두 달 전 원아시아와 카카오엔터 관계자 사이에 오간 협의 내용이라며 그레이고 신주·구주에 각각 500억원을 투자하고 카카오엔터가 아크미디어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아크미디어의 투자 전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정하고 카카오엔터가 약 4.72%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영풍·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1100억원을 출자한 원아시아 프로젝트펀드 '그레이 제1호'는 2022년 8~9월 카카오 계열 의류업체 그레이고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엔터 보유 구주와 그레이고 신주를 각각 500억원어치 인수하는 구조였다.
이후 카카오엔터가 그레이고 구주 매각으로 회수한 500억원을 최 회장이 선행 투자한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의 신주 인수에 사용했다는 게 영풍·MBK의 주장이다. 이들은 당시 적자 상태였던 그레이고와 아크미디어에 대한 투자 타당성과 기업가치 산정 근거를 문제 삼았다.
최 회장의 개인 투자 지분 평가가치도 쟁점으로 제시했다. 영풍·MBK는 최 회장이 2019년 아크미디어의 전신인 이야기사냥꾼 전환사채(CB)에 약 12억원을 투자했으며 카카오엔터 투자 단가를 적용한 전환 후 지분 가치는 약 1842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이번 사안은 고려아연의 회사 자금이 최윤범 이사 개인의 투자 자산 가치를 150배 이상 부풀리는 데 동원된 명백한 우회 지원이자 중대한 업무상 배임 의혹"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법적 책임 추궁을 요구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투자 당사자 사이의 조건 협의와 고려아연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투자는 각각 별도의 주체가 수행한 거래"라며 "투자 당사자들 사이에서 투자 조건을 협의한 사실과 고려아연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여유 자금 일부를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왔으며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라 투자 활동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 수립과 실사, 투자 집행은 펀드 운용사(GP)가 주도하는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펀드에 출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운용사의 투자 판단과 이후 별도 법인 사이의 자금 흐름까지 출자기업이 모두 파악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 기업의 적자 여부와 본업 연관성만으로 투자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도 반대했다. 재무적 투자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 기업가치, 투자 조건, 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사업 시너지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와는 판단 기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투자 이익을 둘러싼 주장에는 "지분의 평가가치와 실제 실현 수익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기업가치 산정 근거와 실제 거래 조건, 지분의 권리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없이 평가차익을 실제 취득한 이익처럼 제시하면 시장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기업가치 개선과 MBK의 홈플러스·골프존카운티 관련 논란도 거론하며 상대 측을 비판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주장과 왜곡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주주와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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