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은행권…차기 행장 과제는 '리스크 관리'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11.03 07:07  수정 2026.11.0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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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순익 '역대 최대'

'실적=연임' 공식 없어질 듯

차기 행장 최우선 시험대는 건전성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각 사

주요 금융지주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 지으며 차기 은행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지주는 후보군을 압축하며 오는 12월 초·중순께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악화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기 행장의 최우선 과제로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강조되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차기 신한은행장 1차 후보군을 압축했으며 하나금융지주 역시 후보군 선별을 진행 중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 NH농협금융 등도 경영승계 절차를 가동하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은행권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금융지주 소속 은행들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4조72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누적 순이익 기준 리딩뱅크 자리를 지킨 신한은행이 현재 최대 격전지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3연임 여부가 금융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익 3조683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성장했다.


압도적인 호실적이 강력한 연임 명분으로 꼽히지만,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내부통제 미흡 문제가 마지막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권 전반의 보안 사고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CEO의 관리 책임을 엄중히 묻는 기조를 보이면서 정 행장 연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호성 은행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새 인물 발탁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하나은행은 역대 행장들이 대부분 첫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을 뿐 연임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관례를 깨고 실적 바탕의 연임에 성공할지, 새 인물로 쇄신을 꾀할지가 관심사다.


국민은행은 그룹 전반의 인적 쇄신 기조와 맞물려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9월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하며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이에 은행장 인선에서도 큰 폭의 쇄신이 점쳐진다.


다만 이환주 행장이 3분기 단일 분기 순익 1조3509억원을 거두며 5대 은행 중 최대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처럼 은행들이 잇달아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무겁다.


장기화된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잠재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은행권 평균 원화대출 연체율은 0.4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0.05%포인트(p), 직전 분기 대비 0.03%p 각각 상승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2017년 1분기(0.45%) 이후 약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차기 경영진에게는 무리한 자산 확대보다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 순이익 창출 능력도 중요하지만, 연체율을 통제하고 잠재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위기관리 리더십이 차기 행장을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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