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사 상생과 신뢰 회복 위해 연기"
노조 "일방적 파기에 파업 준비 이상 무"
삼성바이오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인천시 송도캠퍼스 바이오파크에서 점심시간 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바이오 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이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2주 미루자고 제안했다. 노동조합의 교섭위원 교체 요구와 일련의 압박 행위로 신뢰가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책임 전가라며 부분 파업 등 쟁의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맞섰다.
2일 삼성바이오 사측이 노조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에 오는 3일 임단협 교섭을 2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사측은 2주 동안의 연기 기간을 노사 상생과 신뢰 회복을 위한 시간으로 규정했다. 다만 노조가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를 요청하면 연기 기간 중에도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노조의 교섭위원 교체 요구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공문을 보내 사측 대표 교섭위원의 전면 배제와 교체를 요청했다. 대표 교섭위원이 노조를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은 합리적 근거 없는 요구인 만큼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공문에서 지난달 28일 노조가 교섭권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위임하고 쟁의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점도 노사 간 신뢰를 해쳤다고 언급했다.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했지만 노사 대화 직후 '끝장교섭'과 '결렬 시 파업'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교섭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 상호 존중과 신뢰가 더욱 훼손될 것이 우려되어 노조 측에 예정된 교섭을 2주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며 "향후 노조가 일방적인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를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대화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교섭을 하루 앞두고 신뢰 회복이라는 추상적 사유로 교섭 연기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은 "실질적 교섭을 진행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노사갈등을 풀어낼 수 없다"며 "사측의 일방적 파기로 대화가 종료된 만큼 기존에 계획하던 쟁의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교섭이 결렬되면 물류와 품질관리(QC) 등 간접부서부터 순차적으로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앞서 항고심 재판부가 쟁위금지 대상 업무로 지정한 9개 생산 공정에 대한 파업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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