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업계 최초 美 군함 수주…한국 조선소 건조 가능성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11.02 16:13  수정 2026.11.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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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LSM 1척 건조 계약…필리조선소 인수 2년만에 첫 성과

3척 추가 건조 옵션도 확보…마스가에도 탄력 전망

韓 건조 가능성, 美 의회 견제 등 변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한화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2024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미국 상선 건조와 선박 설계 참여에 머물렀던 사업 영역을 미 해군 함정 건조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방안 성사 유무와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해군 선박 건조 관리 대행 업체인 토트서비스와 미 해군·해병대용 중형 상륙함(LSM·Landing Ship Medium)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2억6900만 달러(약 3575억원)다. 이번 계약에는 미 해군이 추가 건조를 요청할 경우 한화에 최대 3척을 더 맡길 수 있다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은 미 해군이 오는 2030~2040년까지 최대 35척의 중형상륙함을 도입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으로, 토트서비스가 맡은 기본계약 물량은 최대 8척이다.


이번 수주는 단일 함정 건조 계약을 넘어 한화가 미국 군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미 해군 함정 건조 실적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입증하면, 향후 후속 함정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화의 LSM 건조 수주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연계 사업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국에서 미 해군 함정 직접 건조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제정된 '번스-톨레프슨 수정법' 등으로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미국 내 조선소를 소유한 외국 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그 기업이 본국에서 배 최대 2척을 건조할 수 있게 하기로 하면서다.


해당 법은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예외를 승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해외 기업 가운데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짓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경우, 본국에서 배를 최대 2척까지 만들어 국방부에 납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했다. 대신 외국 기업은 그 기업이 보유한 미국 내 조선소에 자체 선박 제조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발주 계획과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 의회의 견제도 있는 상황이라, '한국 건조 현실화'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단순히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법적 규제와 정치적 판단이 얽혀 있는 탓이다.


사전 승인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예외 결정을 의회에 통보한 뒤 30일 동안 의회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야 예외가 인정되는 방식이다.


미 의회의 제동 기류도 심상치 않다. 미 하원이 지난 7월 통과시킨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해외 건조 군함 구매를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했고, 상원 군사위원회도 미국 조선 산업 직접 투자를 조건으로 비전투 지원함 2척까지만 예외를 허용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관련 정책 추진 속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인건비와 기자재 조달 조건 등으로 인해 같은 배를 건조하더라도 미국에서 건조하면 한국에서 드는 비용의 3~5배가 든다"며 "미 해군 함정 증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미국 전체의 과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이 한국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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