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하락에도 서울 외곽·경기도 강세 지속
공급 부족·전월세 불안 여전…하락 전환 신중론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글을 공유하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향후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세제 규제 등에 따른 거래 위축에도 지역별 수급 여건과 전월세시장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전체 집값이 하락 국면으로 전환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집값 하락 전망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자산시장 정상화를 향한 힘든 길에서 지금은 견디는 중”이라며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알게 될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글에는 서울 강남·서초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서울 집값이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이 해당 글을 공유한 것은 정부의 정책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서울 전체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실제 주택시장은 정부의 기대와 다소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은 대출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지만 서울 외곽에서는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오르며 90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구(-0.38%), 서초구(-0.35%), 송파구(-0.22%) 등 강남3구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성북구(0.39%), 서대문구(0.36%) 등을 비롯한 나머지 22개 구는 모두 상승했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0.20% 오르며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포시와 수원 영통구가 각각 0.58% 올랐고, 용인 기흥구(0.54%), 의왕시(0.47%), 화성 병점구(0.44%), 하남시(0.33%), 구리시(0.31%)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과 달리 서울 외곽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월세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8.91%로 지난해 같은 기간(2.31%)의 약 3.9배에 달했다. 올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누적 상승률 또한 7.68%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3.92%)의 약 2배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정비사업 이주 수요, 세제 개편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집값 상승 기대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른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예정돼 있어 주택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주 수요가 주변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주거비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의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역시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공제 혜택을 실제 거주 여부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는 세제 개편을 앞두고 매물 출회 압력이 커지면서 당분간 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서울 중저가 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은 전월세 매물 부족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부담으로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강남권에 집중된 가격 조정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서울 전체의 구조적인 하락 전환보다는 강남3구에 한정된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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