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도, 일반인도 관찰 예능 회전문?…출연자 돌려 쓰는 방송가, 높아지는 피로감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11.02 09:04  수정 2026.11.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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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나 혼자 산다’ 이어 ‘동상이몽2’로 일상 공개

일반인 출연자도 예외 없는 출연자 돌려쓰기

‘리얼리티’와 ‘진정성’을 무기로 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연예인의 싱글 라이프부터 연애, 결혼, 그리고 육아에 이르기까지. 일부 출연자들이 상황별로 프로그램을 갈아타며 기시감을 유발 중이다. 방송가의 안이한 섭외에 관찰 예능을 향한 시청자들의 흥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던 배우 이효정의 아들 이유진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이제 막 독립하는 청춘의 현실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면, ‘동상이몽2’에서는 상견례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배우 차경은과의 결혼을 앞둔 그가 이제는 부부 예능에서 또 다른 일상을 공개하게 된 것이다.


예고편 공개부터 반응이 뜨겁다. 예고편 속 이유진은 “결혼 준비를 95% 정도 했다. 결혼 준비라는 게 이래서 많이 싸우는구나”라고 털어놓는가 하면, 이어진 상견례 장면에서 이효정은 “유진이가 심각하게 말하더라. 저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서. 배우로서도 아직 올라가지 않았고”라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카메라는 눈물을 참지 못하는 차경은의 얼굴까지 포착하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동상이몽2’ 출연하는 이효정·이유진 부자 ⓒSBS

그러나 ‘나 혼자 사는’ 일상으로 화제몰이를 했던 배우가 또 다른 방송국의 ‘부부 관찰 예능’으로 무대를 옮겨 갈등과 화해의 서사를 이어가는 모습엔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스타의 관찰 예능 순회가 이미 반복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에서 18살 어린 사야와의 연애부터 출산까지 과정을 공개했던 심형탁은 출산 후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육아 일상을 공개했다.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 결혼 준비 과정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던 박수홍, 김다예 부부 역시 출산과 함께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무대를 옮겼었다.


물론 상황이 달라진 만큼, 전작과는 다른 재미가 나오기도 한다. 결혼 또는 육아로 열게 된 스타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시청자 역시 없지 않다. 다만 출연을 거듭하는 사이, 스타의 진솔한 삶을 엿보는 관찰 예능 특유의 진정성이 퇴색되는 것도 사실이다. 화제성이 입증된 출연자를 반복해 섭외하는 방송가의 게으른 기획에 시청자들의 피로감도 높아지는 것이다.


일반인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는 관찰 예능에서도 이른바 ‘출연자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위기의 부부를 상담하는 JTBC ‘이혼숙려캠프’에 등장해 이목을 끈 ‘챔피언 부부’는 이미 과거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부부간의 갈등을 토로한 바 있었다.


앞서 배우 김승현의 가족이 KBS2 ‘살림하는 남자들’을 비롯해 ‘걸어서 환장 속으로’,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가족 간 갈등을 토로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은 바도 있다. 채널A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4’의 출연자 이주미는 ‘굿피플’ 출연 이력이 드러나 화제가 되는 등 일반인 출연자의 반복되는 출연도 방송가에 만연한 상황이다.


타 방송에서 갈등 구도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을 재섭외 해 비슷한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것은 제작진이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인물을 섭외하고 검증해 서사를 부여하는 노력 대신, 손쉬운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시청자의 신뢰와 흥미도 떨어지고 있다.


결국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찰 예능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르기 전 프로그램 고유의 기획 의도에 맞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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