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하다가 만난 로코, 행복해”…김영광도 완충한 ‘나를 충전해줘’ [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11.01 15:46  수정 2026.11.0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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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재벌 3세 백호랑 역

“로코에서 흔한 캐릭터지만…‘나를 충전해줘’만의 ‘진심’ 느껴졌다.”

‘썸바디’에 이어 ‘트리거’, ‘악인전기’까지. 섬뜩한 악역으로 시청자들에 공포감을 선사하던 배우 김영광이 오랜만에 달달한 로코로 돌아왔다. 채수빈과 티격태격하며 설렘을 쌓아가는 과정은 김영광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밝은 작품을 하니까 나도 에너지가 더 생기더라”라고 ‘나를 충전해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김영광은 지금처럼 예상치 못한 캐릭터로 다양한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 넷플릭스 ‘나를 충전해줘’에서 재벌 3세 백호랑 역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다.


넷플릭스 ‘썸바디’를 시작으로 ‘트리거’, ‘은수 좋은 날’, ‘악인전기’ 등 최근 유독 장르물 속 악역과 인연이 깊었던 김영광은 오랜만에 익숙하지만, 기분 좋은 작품을 만나 행복했다. ‘전기 능력’이라는 판타지적인 설정은 다소 낯설었지만, ‘나를 충전해줘’의 알지만, 그래서 설레는 매력에 이끌렸다.


‘나를 충전해줘’ 김영광ⓒ넷플릭스

“대본을 보는데 그림체가 바로 생각이 나더라. 남녀 주인공이 아름다운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았다. 백호랑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많이들 접한 재벌 3세 캐릭터였다. 그럼에도 ‘나를 충전해줘’만의 세계관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약간은 과해 보일 수 있는 설정도 있었지만, 진심이 있었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작품은 아니었다. 나보배(채수빈 분)와 ‘혐관’(혐오 관계)로 시작해 감정을 싹 틔우는 과정 역시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전개된다.


채수빈과의 케미가 더욱 둥요했다. 그럼에도 김영광은 보배와의 케미를 강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덜어내며 담백하게 풀어낸 호랑의 감정에 ‘나를 충전해줘’만의 설렘이 완성됐다.


“뭔가를 더 설레게 하게끔 유도를 하면 그런 느낌이 오히려 안 나온다. 약간은 변칙적으로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할지 잘 모르는데 무언가가 툭툭 나올 때 더 효과적이다. 이런 장르에선 더 그렇다. 상황에 몰입해서 자연스럽게 나오게끔 하려고 했다.”


최근 연이어 출연했던 장르물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2023년 ‘사랑이라 말해요’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로맨스 장르가 다소 어색하기는 했지만, 유쾌하면서도 밝은 작품을 촬영하며 김영광 또한 행복감을 느꼈다. “내게도 밝음이 필요했다”는 김영광에게 ‘나를 충전해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 장르물을 하면서 쳐지고 말수도 좀 줄어들더라.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충전을 하는 게 필요한데, 아무래도 악인을 하다 보니까 마음을 닫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는 잘 웃었다. 극 중 호랑과도 같았던 것 같다. 보배를 만나 변하는 것처럼, 나도 연기를 하면서 더 재밌어졌다. 즐거운 장면을 찍고 돌아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웃다 보니까 에너지도 밝게 유지가 되더라. 호랑에 대한 몰입도도 깊어지고, 그의 감정도 더 잘 와닿게 됐다.”


‘나를 충전해줘’ 김영광·채수빈ⓒ넷플릭스

재벌 3세 호랑을 완성하는 과정도 즐거웠다. 호랑의 캐릭터를 부각하기 위해 의상을 직접 제작하는 과정에서 김영광 또한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능동적으로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나가며 호랑에게 더 푹 빠져들 수 있었다.


“의상의 70% 정도는 제작을 했다. 호랑의 취미가 요가인데, 일반 요가복과는 조금 다르게 구성을 해보기도 했다. ‘트리거’ 촬영 때도 의상 실장님을 찾아가서 레퍼런스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이번엔 제작하는 곳에 함께 찾아가기도 했는데, 그런 과정들이 재밌더라. 스타일리스트와 계속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의상의) 소재도 함께 골랐다.”


앞으로도 장르 구분 없이 부지런히 시청자를 만나고 싶었다. “분장도 하고, 모르는 세계를 경험하는 크리처물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 김영광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주의”라고 도전의식을 불태웠다.


어느덧 데뷔 20년 차가 된 베테랑 배우지만, 여전히 해보지 않고,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로맨스에서 장르물로, 또 로맨스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김영광은 더 오래 연기하기 위해 도전을 맘추지 않고 있다.


“어렸을 때 로맨스를 하다가 다른 걸 도전하고 싶어 장르물을 했었다. 그때는 그 도전을 이루기 위해 버티기도 했었다. 한 번 꺾어보는 것이 필요한 시기였다. 더 오래 할 수 있기 위한 결정을 한 번 한 것 같다. ‘썸바디’(2022)가 그랬었다. 그전엔 액션을 해도 코미디가 섞였다면, ‘썸바디’를 하면서 좀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때 준비도 많이 하고, 몰입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다양한 역할을 맡고, 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부분도 있다. 고민을 거듭한다고 해서 그 당시에 답이 바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쌓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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