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150여명을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방 대상에는 미군 협력자의 가족과 동성애자 등 탈레반 치하에서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NYT가 인용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전역의 구금시설에 있던 아프간인 수십명이 루이지애나주의 이민자 구금시설로 옮겨졌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과 외교관계가 없어 아프가니스탄으로 직접 추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행정부는 이들을 먼저 파키스탄으로 보내고, 파키스탄 당국이 국경 너머 아프가니스탄으로 넘기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소속 경찰이 불법 거주자를 체포해 연행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첫 추방 항공편은 이르면 다음 달 2일 출발할 예정이며,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체 추방 대상은 150명을 넘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아프간인을 대상으로 한 단일 추방으로는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가 된다. 지난 4년간 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된 아프간인은 97명가량이다. 과거에도 미국 정부는 제3국을 거쳐 아프간인을 추방한 적이 있지만, 테러 등 중대 범죄 혐의자가 대상이었다.
미 국토안보부는 작전 보안을 이유로 향후 추방 일정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법은 법원이 박해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 국가로 추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NYT는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40여년간 미국에서 살아온 47세 남성 무함마드의 사례를 전했다. 그는 20대 초반 중범죄로 복역한 뒤 영주권을 잃었고, 2020년 미국인 남성과 결혼했다. 무함마드는 동성애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되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아프간 남성은 아프간 여성 경찰이던 아내가 미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2023년 탈레반에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고 법원에서 진술했다. 이 남성은 2024년 미국에 불법 입국했다가 체포됐고, 망명 신청은 기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아프간인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일부 이민자를 제3국으로 추방하는 등 이민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2023년 말 불법 체류 외국인 추방 정책을 시행한 이후 아프간인 270만명가량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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