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
최형우 중심 잡고 김영웅 한방 기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
"20대0 져도 혼 싣는 야구해야"
양준혁 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오른쪽)가 28일 TBC 유튜브 '황상현의 Q'에 출연해 삼성의 가을야구를 이야기하고 있다. TBC 유튜브 캡처
'만세타법 양신'에서 '방신(방어의 신)'으로 변신한 양준혁 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친정팀의 가을야구를 두고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양 전 선수는 플레이오프(PO) 2차전 다음 날인 28일 TBC 유튜브 '황상현의 Q'에 출연해 가을야구 전망과 근황을 풀어놨다.
"스타라면 밴을 타고 올 법도 한데 직접 차를 몰고 방송국에 오시더라"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서울 생활을 다 접고 작년부터 식구들 데리고 포항으로 완전히 내려왔다. 방송이든 야구든 모든 걸 정리하고 귀어한다는 마음으로 갔기 때문에 밴 같은 건 이제 없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PO에서 가장 중요한 건 2차전"
몸은 바다로 떠났어도 눈은 여전히 야구장을 향해 있었다. 허구연 KBO 총재의 초청을 받아 PO 1차전을 직접 지켜봤다는 양 전 선수는 "1차전에서 2안타밖에 못 치는 걸 보고 '잘못하다간 3연패로 끝나겠다' 싶었다"며 "5전3승제 PO에서 가장 중요한 게 2차전인데 2번째 경기를 잡으면서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왔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1대5로 졌다. 하지만 사자는 하루 만에 호랑이를 2차전에서 8대3으로 잡았고 기세를 몰아 3차전까지 따냈다.
그는 상대의 체력을 변수로 짚었다. 양 전 선수는 "큰 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면 분명히 체력 부담이 있다.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며 "삼성이 2차전 기세를 탄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형우가 있고 없고는 판이 다르더라. 형우가 2차전에 중심을 딱 잡아주니까 중심 타선이 살아났다"면서 "큰 경기는 분위기 싸움인데 분위기가 올라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베테랑 한명이 야구장 공기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승은 하늘이 점지…삼성에 기운 왔다"
우승 반지 세 개를 끼어본 양 전 선수는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정규시즌 전력은 이제 빼야 한다. 큰 경기에 가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기아만 잘 넘어서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충분히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는 정규시즌 1위 KT 위즈가 직행해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내기를 걸었다가 '야구를 진짜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고 털어놓자 그는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응원했다.
"친정팀이라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해설위원 할 때도 삼성 경기는 오히려 더 박하게 했다"는 그는 "삼성 편을 들면 상대편에서 난리가 난다. 그래야 균형이 맞는데, 그래도 편든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피는 못 속여도 마이크 앞에서는 냉정하려 애썼다는 고백이다.
양준혁 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현역 시절 특유의 '만세 타법'으로 타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플레이어는 김영웅"
양 전 선수가 꼽은 삼성의 키플레이어는 김영웅이었다. 그는 "중심을 잡는 선수가 최형우라면 키플레이어는 김영웅"이라며 "올 시즌 굉장히 부진했지만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 있다. 작년에 김영웅이 그걸 보여줬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큰 거 한 방이 나와야 하는데 기아에 김도영이 있다면 삼성엔 김영웅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내려놓은 사연엔 웃픈 고백이 섞였다. "해설도 잘하는데 왜 마이크를 내려놨느냐"는 질문에 그는 "해설을 16년 하면서 쭉 기다려 봤는데 딱히 불러주는 데가 없더라"고 했다. 이어 "해설을 계속하면 어디서 단장이나 감독으로 불러줄까 기다리는 것 같은 어정쩡한 위치가 됐다"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방송도 야구도 다 접어야 내려갈 수 있겠더라"고 덧붙였다. 대답에는 미련을 끊어낸 단단함이 묻어났다.
"선수는 무조건 100% 전력 다해야"
요즘 후배 가운데 '한창때의 나'를 보는 것 같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참 뜸을 들였다. 그러고는 스스로 '꼰대' 소리를 각오하고 속내를 꺼냈다.
그는 "우리 때는 죽기 살기로 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감독 안 하길 잘했다"면서 "어슬렁어슬렁하는 꼴은 못 본다. 바로 2군 보내버린다"고 웃었다.
이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가진 걸 다 쏟아부어야 한다"며 "요즘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 같은 게 있으니 몸을 많이 아낀다"고 꼬집었다. 이어 "1년을 보는 감독은 어떤 경기는 포기하고 약한 투수를 낼 수 있지만 선수는 무조건 100% 전력을 다해 뛰고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이 질문은 그만하자"고 하자 그는 "그러니까 나는 포항에서 방어 키우는 게 맞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0대0으로 져도 혼을 싣는 야구 해달라"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그는 팬 이야기부터 꺼냈다. 양 전 선수는 "대구·경북에서 삼성을 응원하는 열기가 우리 때와는 또 다르다. 팬들이 정말 많이 야구장을 찾아주셔서 관중도 1위 아니냐"며 "승패를 떠나 20대0으로 지고 있더라도 팬들이 보고 있으니 혼을 싣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홈 관중 171만명으로 구단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마지막 인사는 고향을 향했다. 양 전 선수는 "대구 홍보대사만 17년째 하고 있다"면서 "대구는 고향이라 늘 마음에 품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