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방향성, 과거 실적보다 미래 전망이 관건?…전망공시 주목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10.31 06:36  수정 2026.10.3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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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이슈브리핑

실적 나빠도 전망 좋으면 주가 상승

기업 자발적 참여 유인책 '물음표'

美는 소송 피하려 전망공시 활용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진행된 이슈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기업 미래 정보가 주가 흐름을 견인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망공시 관련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망공시란 투자자가 알고 싶어 하는 미래의 매출·손해·이익 등에 대한 예측 정보를 기업 내부자인 경영자가 자발적·직접적으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상장사 10곳 중 6곳은 증권사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는 등 기업별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전망공시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0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진행된 이슈브리핑에서 "대부분의 회계적 재무공시는 과거 발생한 실적 관련 정보 제공"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과거 정보뿐만 아니라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성장하고 이익을 낼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망공시는 내용이 좋든 나쁘든 미래 사업 환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해,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지난 2023년 5월 실적 발표에서 전년보다 쪼그라든 매출을 공개하면서도 다음 분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치를 함께 언급했다.


과거 실적 실망감보단 미래 실적 기대감이 주목받으며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30% 가까이 올랐다.


최근 SK하이닉스도 실적 발표 과정에서 탄탄한 반도체 수요가 2029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확인되며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린 바 있다.


과거 성과보다 미래 전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거래소 공시 시스템에 등록된 전망공시는 5796건으로 파악됐다.


제도 도입 직후인 2000년대 중반까지는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0%가량의 기업이 전망공시를 활용했지만, 관련 비율은 꾸준히 우하향했다.


2019년부터는 연간 100건 수준으로 쪼그라든 가운데, 지난해의 경우 전망공시 기업비율은 코스피 약 7%, 코스닥 약 1%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감소가 단순히 어떤 한 해에 집중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진행된 이슈브리핑에서 "전망 공시 감소가 단순히 어떤 한 해에 집중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전망공시가 이뤄지더라도 관련 내용이 형식적 언급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연구원은 "약 5800건의 전망공시를 살펴보며 느낀 점은 기업이 제공하는 전망의 근거가 형식적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라며 "'내부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작성함', 이 정도로 설명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전망공시의 양적·질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선 전망공시에 나설 유인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나쁜 정보를 숨겼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될 경우 소송을 당할 수 있어 기업들이 전망공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에선 나쁜 정보를 포함한,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공시 비중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는 소송 우려가 크지 않고, 전망공시 관련 제재도 사실상 전무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해야 하는 처지다.


이 연구원은 "전망공시는 공정공시 대상이라 예측이 크게 달라진 경우 정정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도 "전망공시로 인해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업에 대해 전망공시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은 아니다"며 "정책 유인책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을 때 자발적으로 (전망공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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