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자로', 1년 새 24배↑…국산 에페도 가세
자영업자들 "매출 타격 실제 체감" 우려 확산
코넬대 조사, 사용자 가구 식품지출 5.3% 감소
전문가 "소비 변화 가능성"…장기 영향은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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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열풍이 자영업자들의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위고자로'(위고비·마운자로)에 국산 비만치료제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의도적 식욕 억제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경기 침체와 원재료비 부담이 장기화 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른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확산하는 분위기다.
2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거나, 실제 업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자영업 10년차라고 밝힌 A씨는 "비만치료제 때문에 단골들 발걸음도 뜸해지고 매출이 줄었다"며 "조만간 먹는 비만치료제도 나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B씨도 "항상 주류와 안주를 많이 드시던 단골 손님들이 오랜만에 와서 적게 주문하더라"며 "계산할 때 그분들이 '치료제 투여 중이라 많이 못 먹어 미안하다'고 하더라. 비만치료제가 실제로 타격을 주고 있구나 체감했다"고 말했다.
C씨는 "코로나 시기보다 어렵다"며 "주식에 물리고, 원재료비 오르고, 금리 인상에 위고비·마운자로, 나아가 이들보다 보급 단가가 훨씬 저렴한 국산 비만치료제까지 보급됐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배경에는 국내 비만 인구 증가와 비만치료제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질병관리청이 2015년~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 연간 23만여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성인 비만율은 34.4%로 집계됐다.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인 셈이다. 특히 30·40대 남성 비만율은 50%를 넘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만치료제 처방도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약물사용점검(DUR) 처방 건수는 2024년 약 5만건에서 2025년 122만건으로 급증했다. 1년 만에 약 24배 증가한 셈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처방 건수는 186만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DUR 처방 건수가 실제 이용자 수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만치료제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장 규모도 1조원에 육박했다. 의약품 시장분석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마운자로 매출은 7443억원, 위고비 매출은 217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도 처방을 시작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이뤄졌으며, 첫 4주 공급가는 약 13만원으로 마운자로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만원대 위고비·마운자로 처방률도 높은데 가격 부담을 낮춘 국산 제품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소비자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며 "자영업, 외식, 식품업계가 긴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만치료제 사용에 따른 식품 소비 감소 경향은 해외 연구에서도 관찰됐다.
미국 코넬대와 뉴머레이터가 비만치료제 복용자를 3년간 추적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있는 가구의 식품 지출은 이전보다 5.3% 감소했으며, 고소득층은 감소폭이 8.2%에 달했다.
미국 소비 행태를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비만치료제 사용에 따른 식품 소비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 확산이 식욕과 식사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외식 소비와 식품 구매 행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만치료제를 맞는 소비자들은 외식 소비를 줄인 만큼 치료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외식 소비가 줄어들면 자영업자와 식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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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 전략도 제시했다.
이은희 교수는 "자영업, 외식, 식품업계는 저칼로리나 저당 상품 개발을 넘어 음식의 양과 가격을 낮춘 소용량 메뉴를 선보이는 등 급변하는 소비 환경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다만 비만치료제로 인한 단기적인 소비 변화가 장기적인 외식업계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외식업계에 비만 치료제라는 외부 변수가 더해지면서 불안 심리가 커지고 단기 매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음식 섭취는 생활 습관과 연결돼 있어 비만 치료제 확산이 장기적인 외식 소비 감소나 자영업자 폐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엔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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