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협상 결렬된 체코 원전…새 시공사 확보도 난항 우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11.02 07:27  수정 2026.11.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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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대우건설 컨소, 협상 결렬…내년 7월 선정 목표

공사비·위험 분담 조건 관건…건설사들, 입찰 참여 신중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전경.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공사비와 계약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기존 협상이 결렬된 만큼 국내 건설사들이 신규 입찰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에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수도 프라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0㎞ 떨어진 두코바니 지역에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약 27조원에 달한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공사와 공사비 및 계약조건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15개월 동안 78차례의 실무회의와 11차례의 이견조정위원회, 최고경영자 간 면담까지 진행했음에도 양측은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공사비 산정 방식과 설계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분을 누가 부담할지를 둘러싸고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공사비를 사전에 정하는 총액확정계약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사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으며, 체코 원전 역시 발주사와 총액확정 방식으로 주계약을 체결한 만큼 시공계약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컨소시엄은 시공단이 통제할 수 없는 설계 변경 위험과 과도한 계약상 책임 등 명백한 손실이 예상되는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음에도 볼구하고 한수원이 관련 위험을 시공사에 일방적으로 떠안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종료한 만큼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내년 7월까지 새 시공사를 선정하고 2028년 1월로 예정된 부지정지 일정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신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공사비와 계약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컨소시엄 측이 협상 재개를 희망하는 등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은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위기다.


공사비 상승 가능성도 변수다.


기존 컨소시엄 측은 “최종 견적 제출 이후 원가 상승과 국제적 요구조건 강화, 사업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하면 신규 시공사의 견적금액은 기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경쟁입찰을 통한 계약금액 감액 및 계약조건 최적화는 참여가능한 시공사 수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컨소시엄이 공사비와 계약조건 문제로 협상에 실패한 만큼 다른 건설사들도 입찰 참여에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기존 컨소시엄과의 협상 종료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이후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입찰공고가 나와야 참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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