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정기조사 5년 주기로 완화·상속농지 처분 유예 확대…고령농·접경지역 규제 손질
배준영 의원ⓒ 배준영 의원실 제공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한 관리·감독은 유지하면서 고령과 질병, 상속 등으로 농사를 직접 짓기 어려운 농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현실을 반영해 농지 조사와 처분 규정을 손질하고, 농지 임대와 활용 범위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현장 부담과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지 투기와 불법 전용을 방지하되 불가피한 사정으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농민까지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문제를 줄이고, 농촌의 토지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우선 농지 정기조사 주기를 기존 매년에서 5년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다만 투기 목적의 농지 이용이나 불법 전용 등 위법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별도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해 관리·감독 기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고령농과 상속농지 소유자에 대한 처분 부담도 완화한다.
고령이나 질병, 부상, 재난 피해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경우 위탁경영을 허용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농지 처분명령을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상속·이농으로 취득한 농지의 처분명령 유예기간은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농지 소유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도 담았다.
농지 임대와 이용 규제 역시 농촌 현실에 맞게 조정한다.
고령농이 농지를 임대할 때 필요한 경작기간과 주말·체험영농 및 농지은행 위탁 임대에 적용되는 소유기간을 단축하고, 강화·옹진 등 접경·도서지역이 포함된 특수상황지역과 인구감소지역에서는 농지 임대 허용 범위를 넓히도록 했다.
농업진흥구역 내 농수산물 판매시설과 농촌 체험·관광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농지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농업 외 소득 창출 기회를 넓혀 농가 경영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농지 관리제도 개선 요구는 정부가 지난 5월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한 이후 더욱 커졌다. 고령이나 질병으로 이웃에게 농사를 맡긴 농민, 상속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소유자 등이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농지가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현장의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배 의원은 그동안 접경지역 농지 규제 완화와 농지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정책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8월에는 접경지역에서 주말·체험영농과 치유농업 목적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고, 소유상한과 임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9월에는 정부의 일률적인 농지 전수조사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경제부총리에게 관련 문제를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이 67.7세에 이르는 현실을 언급하며 농지 처분 부담과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세, 농지가격 하락 및 농협 여신 부실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지 보전과 토지 활용, 세제 정책을 담당하는 관계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경제부총리 주도의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의원은 “농지는 농민들이 평생 땀 흘려 일군 삶의 터전이자 노후를 지탱하는 소중한 재산”이라며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사람과 고령이나 질병으로 불가피하게 농사를 맡긴 농민을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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