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으로 흑자전환 꿈꾸는 트렌비…치열해진 시장 속 반등할까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27 06:41  수정 2026.10.2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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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명품 사업 강화에 지난해 영업손실 84% 감소

올 3분기 누적 턴어라운드…"연간 흑자 달성 집중"

리커머스 경쟁 심화 속 안정적 수익 구조 확보 관건

AI 매입센터·오프라인 거점 확대로 차별화 승부수

명품 매장 전경. ⓒ뉴시스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중고 명품 사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대폭 줄인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턴어라운드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요 패션 플랫폼들이 중고 거래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트렌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1억4630만원으로 전년(207억원) 대비 12.3%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4년 29억4828만원에서 지난해 4억6451만원으로 84.2%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51억2354만원에서 17억1761만원으로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배경에는 사업 구조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트렌비는 기존 신상품 판매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중고 명품 매입·위탁판매와 정품 감정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기존 신상품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중고 명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도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주요 명품 브랜드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중고 명품에 대한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실제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보유한 LVMH의 올해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찌 매출도 6% 줄었다.


반면 중고 명품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리커머스) 시장 규모는 2008년 약 4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43조원까지 확대됐다. 이 가운데 명품 패션·시계·주얼리 품목 거래 규모는 약 5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위탁판매를 통한 재고 부담 완화도 트렌비가 중고 명품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트렌비가 주력하는 중고 명품 사업은 고객의 상품을 직접 매입해 재판매하는 방식과 위탁받은 상품을 판매한 뒤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위탁판매는 상품을 사전에 매입할 필요가 없어 재고 부담과 자금 투입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중고 명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면서 트렌비의 매출액 대비 원가 부담도 낮아졌다. 실제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은 58.5%로 전년(55.1%)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트렌비는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트렌비에 따르면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약 3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트렌비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도 이미 턴어라운드를 이뤘다고 밝혔다.


트렌비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크게 줄인 데 이어 올해는 수익성 개선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가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를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정착시키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중고 명품 시장에서는 구구스와 캉카스백화점 등 오프라인 기반 전문업체를 비롯해 크림, 번개장터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무신사 유즈드'를 선보이며 중고 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신사 유즈드는 일반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고가의 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중고 패션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중고 명품 시장에서도 경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계속 진입하면서 경쟁 강도가 예전보다 세졌다"며 "트렌비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 기존에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자산을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트렌비 로고. ⓒ트렌비

이에 트렌비도 중고 명품 사업 차별화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트렌비는 기존 온라인 중심의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매입과 판매 거점을 확충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최근 서울 논현역 인근 강남센터를 중고 명품 구매부터 정품 감정, 매입·위탁 상담까지 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리세일 허브'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약 9000개 규모의 명품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고객이 보유한 명품을 직접 가져와 별도 예약 없이 감정과 매입·위탁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중고 명품 매입 시스템도 도입했다.


최근 서울 노원 지역에 문을 연 'AI 매입센터'에서는 고객이 보유한 명품을 기기에 올려 촬영하면 AI가 상품을 인식하고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매입가격을 제시한다.


향후에는 AI 매입센터를 비롯한 오프라인 거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 감정사를 매장마다 배치하지 않고도 기술을 활용해 감정 업무를 진행함으로써 출점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중고 명품은 상품마다 상태와 가격이 다르고 감정과 매입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이러한 과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고, 고객이 편리하게 사고팔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판매망 확대에도 더욱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트렌비 측은 현재도 글로벌 온라인몰과 해외 B2B 바이어를 통한 중고 명품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렌비는 향후 해외 기업 간 거래(B2B)를 더욱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에 트렌비 측은 향후 B2B 시장을 더욱 확대하며 시장을 개척해가겠다고 밝혔다.


트렌비 관계자는 "한국은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고 다양한 상품이 유통되는 시장"이라며 "트렌비는 이러한 기반에 감정 역량과 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B2B와 글로벌 온라인 판매를 함께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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