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전역서 80만명 반정부 시위…방화·약탈에 최루탄·물대포까지 ‘아수라장’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0.25 07:59  수정 2026.10.25 08:02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경찰 7만·장갑차·헬기 동원…시위대 1000명 가까이 체포

교육 투자 확대·고물가 대책 촉구…마크롱 퇴진 요구 봇물

이탈리아 곳곳서 시위 확산…시위대 일부 콜로세움 진입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생뱅상드폴 성당 앞에 주둔한 경찰 장갑차 앞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 AFP/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이 또다시 거센 반정부 시위로 들끓었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치솟는 물가에 분노한 학생과 노동자 등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수도 파리를 비롯한 마르세유·리옹·툴루즈 등 주요 도시 곳곳이 최루탄 연기와 물대포, 화염에 휩싸였다. 프랑스 정부가 경찰 7만명과 장갑차·헬기까지 동원해 철통 경계에 나섰지만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막지는 못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파리·마르세유·리옹·툴루즈·낭트·보르도 등 프랑스 전역에서 공공교육 투자 확대와 고물가 대책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은 이날 시위에 파리 25만명 등 전국에서 8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파리 11만명을 포함해 41만명으로 추산했다.


시위 현장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파리 경찰은 시위대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당초 바스티유 광장에서 나시옹 광장까지 예정됐던 행진 경로를 남동부 외곽으로 급히 변경했다. 엘리제궁 등 주요 시설 주변에는 장갑차와 무장 경찰이 배치됐고, 거리 곳곳에서는 검문검색이 이어졌다.


오후 2시 시작된 파리 시위는 비교적 평화로웠다. 학생과 노동자들은 비바람을 맞으며 “마크롱은 사퇴하라”, “공립학교에 돈을 투자하라”, “우리는 모두 반파시스트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고교생 시몽(17)은 “모든 고교생에게 동등한 교육 자원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오후 5시쯤 행진이 끝나고 시위대가 해산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검은 복면과 헬멧, 방독면으로 무장한 강경 시위대 500여명이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아대자 이들은 인근 상점의 나무 합판을 뜯어내 방패 삼아 맞섰다.


바닥에 떨어진 최루탄을 축구공처럼 경찰 쪽으로 걷어차는가 하면 각목과 돌멩이 등을 집어 던졌다. 경찰도 곤봉과 방패를 앞세워 진압에 나섰다. 거리는 순식간에 매캐한 최루탄 연기로 뒤덮였고, 곳곳에서 비명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붙들려 끌려가는 동안 주변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뱅센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각목 조각을 경찰을 향해 집어던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지방 도시의 시위 상황도 격화되고 있다. 시위가 전면 금지된 리옹에서는 1만명가량이 거리로 몰려나왔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해 해산을 시도했다. 마르세유에서는 바리케이드가 불길에 휩싸였고, 그르노블에서는 피자헛과 마트가 약탈당했다. 낭트에서는 보석상이 침입 피해를 입었으며 파리에서는 일부 상점 유리창이 깨졌다.


툴루즈에서는 경찰 추산 2만 6500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곳에서는 시위 참가자 1명이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전국에서 1000명 가까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시위보다 참가자와 폭력 사태 규모는 줄었지만 반정부 분노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오는 31일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강경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은 이 시위가 매주 반복되리란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탈리아 전역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로마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일부 시위대는 고대 로마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에 진입했다.


청년 시위대가 행진 경로를 벗어나 콜로세움 앞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앞까지 이동했고 일부 시위대는 콜로세움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산타 수산나 광장 인근에서 행진하던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병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진압했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앞에서 고물가 항의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북부 밀라노에선 대학생 수천 명을 포함해 약 1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오후 4시쯤 밀라노 피콜로 극장 앞에서 시작된 행진은 점차 세를 불리다가 코르소 베네치아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모두 반파시스트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밀라노엔 폴고레 공수여단 소속 병력 500명을 포함해 군·경 1400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사람이 붐비는 두오모 광장과 지하철역 등에서 시민들을 검문했다. 두오모 광장 상공에는 헬기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시내 일부 매장은 종일 문을 닫거나 오후 3시쯤 영업을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폭력 사태에 대비해 진열창과 출입구에 방어막을 설치한 매장도 있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