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소재서 스페셜티로…삼양사, 100년 성장공식 바꾼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0.26 07:48  수정 2026.10.2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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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부문 매출 실적 지속 감소세

공정위 대규모 과징금도 부담 요소

알룰로스 등 스페셜티 판로 확대 관건

삼양사 "각국 식품전시회 지속적 참가"

삼양그룹 본사 전경. ⓒ삼양그룹

올해 창립 102주년을 맞은 삼양사가 설탕·전분당 중심의 전통 소재 사업에서 알룰로스와 같은 '스페셜티 소재'로 성장축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식품 사업부문의 실적 하락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부담을 타개하기 위해 저당 트렌드에 맞춘 기능성 소재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1924년 설립된 이후 울산 제당공장을 세우며 식품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양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분당 시장점유율은 통관량과 시장 추정치를 기준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8%를 유지했다.


다만 식품부문 매출이 지속 감소세에 접어 들면서 삼양사는기존 사업의 시장 지위와는 별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사의 식품부문 매출액은 2023년 1조5953억원에서 지난해 1조5153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식품부문이 삼양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58.87%에서 지난해 57.90%로 0.97%포인트 하락했다.


'전분당 담합 의혹'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제재도 회사의 식품사업 부문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기업집단 제재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삼양사의 누적 과징금은 4353억7800만원으로 기업집단 중 가장 많았다.


이같은 과징금 수준은 삼양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117억원의 약 4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전분당 관련 과징금 약 2103억원은 자진신고 감면제도에 따라 면제됐으며, 설탕·밀가루 관련 과징금 약 2250억원은 법원 결정으로 납부 명령의 효력이 정지됐다. 설탕 과징금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밀가루 과징금은 본안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이처럼 한 세기를 영위하던 식품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정부 제제까지 겹친 '이중고' 상황에 삼양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분야는 알룰로스다.


알룰로스는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내면서 열량이 낮은 대체 감미료다. 최근 저당 및 헬시플레저 트렌드의 확산세가 커진 가운데, 소비자들의 당류 저감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실제 글로벌 당류 저감 시장은 성장세로 알려졌다. 삼양사가 제시한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당류 저감 시장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5.7%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이 지난 2024년 9월 4일 울산 남구 삼양사 울산2공장에서 열린 삼양사 스페셜티 신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앞서 삼양사는 2016년 자체 효소 기술을 활용한 액상 알룰로스 개발에 나섰고 2020년 양산을 시작했다. 2024년에는 약 14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스페셜티 공장을 세웠다.


삼양사에 따르면 울산 공장의 연간 알룰로스 생산능력은 1만3000톤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연간 알룰로스 생산량을 기존보다 네 배 이상 늘려 수요 확대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알룰로스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삼양사와 대상 두 곳으로, 사실상 B2B 시장 점유율은 삼양사가 선점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양사가 생산하는 알룰로스는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원료인증(GRAS)을 받은 데 이어 2024년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의 노블푸드(Novel Food) 승인, 지난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신식품 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올해 미국 내 알룰로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양사 관계자는 "국가별 인허가를 확보하고 해외 고객사를 확대하면서 증설한 생산능력을 실제 판매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FT 2025에 참가한 삼양사 홍보 부스. ⓒ삼양사

체질 개선 시도는 알룰로스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식품소재 전시회 'IFT 2025'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당류 저감 솔루션 기술인 '3S(Smart∙Simple∙Successful) Sugar Reduction Solution'(3S 솔루션)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3S 솔루션'은 고객사가 목표 당류 저감률과 원료 비용, 식품 카테고리별 주요 조건 등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삼양사의 스페셜티 소재를 활용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단순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향후 시스템을 고도화해 소스류, 유제품, 베이커리, 당과류 등 다양한 식품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해외 판로 확대는 삼양사가 당면한 주요 과제다.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주요국의 인허가를 확보한 만큼, 늘어난 생산량을 실제 매출로 연결하고 해외 거래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또한 국내에서는 경쟁사인 대상도 알룰로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양사 입장에서는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사 확보와 제품 개발 지원 역량이 추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23일 창립 102주년 기념사에서 "102년의 빛나는 역사지만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그룹 차원에서 지속해서 강조해 온 글로벌∙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고도화, 안정적인 현금흐름 중심 경영, AI 전환(AX)을 마음에 되새겨 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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