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온도차, 복지 격차로…푸드뱅크 지원액 최대 449배

인천 =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10.21 14:40  수정 2026.10.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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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개인 이용자 1인당 연평균 지원액 45만원…지역별 기부 편중

허종식 의원 ⓒ 허종식 의원실 제공

저소득 취약계층의 식생활을 지원하는 푸드뱅크·마켓이 지역별로 큰 지원 격차를 보이면서 먹거리 복지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거주 지역에 따라 개인 이용자가 받는 식품 지원액이 최대 수백 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지난해 전국 푸드뱅크·마켓을 이용한 개인 33만2196명은 1인당 연평균 45만6569원 상당의 식품을 지원받았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만8000원에 불과하다.


특히 광역자치단체별 지원 실적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확인됐다. 경기도는 1인당 연평균 87만2,132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북은 19만7,789원에 머물렀다. 두 지역의 지원액 차이는 약 4.4배다.


광주는 80만 2385원, 충북은 74만 6280원으로 비교적 높은 지원액을 보였다.


반면 전남과 경남은 각각 20만8748원, 20만8781원에 그쳤으며 부산 24만1265원, 강원 25만8756원, 대구 27만8545원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기초자치단체별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1인당 배분액은 483만5688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지만, 경북 성주군은 1만777원에 불과했다. 두 지역 간 격차는 약 449배에 이른다.


같은 광역자치단체 안에서도 지원 수준은 크게 달랐다. 서울 종로구는 이용자 1인당 70만7166원 상당의 식품을 배분한 반면 동작구는 11만9301원에 그쳐 약 5.9배의 차이를 보였다.


개인 배분 실적이 확인된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62곳은 연간 1인당 지원액이 2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지역 간 불균형은 최근 들어 새롭게 나타난 현상도 아니다.


최고 지원 지역과 최저 지원 지역의 1인당 배분액 격차는 2023년 206배, 2024년 137배로 집계됐다. 해마다 상당한 차이가 반복되면서 지역별 식품 지원 체계의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인천 역시 지역별 편차를 피하지 못했다. 강화군의 1인당 배분액은 113만9668원이었지만 제물포구는 32만6311원으로 약 3.5배 차이가 났다.


허 의원의 지역구인 미추홀구는 49만7865원으로 인천 평균인 약 57만원을 밑돌았다.


지원 격차의 배경으로는 기부식품의 지역 내 모집과 배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꼽힌다.


지난해 기부식품 모집액의 58.3%가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했고, 개인 이용자에게 배분된 식품의 57.6%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이용자 비중은 전체의 43.2%였다.


여기에 전국지원센터가 각 시도에 배분하는 물량 역시 전년도 기부식품 접수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가 활발한 지역일수록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쉬운 구조여서, 지역별 기부 여건의 차이가 취약계층의 지원 수준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간 식품 물량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사업안내에는 지역 간 물량 이관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의무적인 조정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지원센터 역시 지역 간 이관 요청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종식 의원은 지역별 지원 편차가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먹거리 보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드뱅크 사업이 지방이양사업이라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조정 기능이 약화한 사이 거주지에 따라 식품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현실이 통계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국고 지원 확대를 통해 최소한의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중앙물류센터를 활용한 지역 간 식품 재배분을 강화해 먹거리 복지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계는 푸드뱅크·마켓의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기부식품이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확보됐는지에 따라 지원 수준이 좌우되지 않도록 전국 단위의 배분 원칙과 조정 체계를 정비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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