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정착민들 새총 공격…美사진기자 손가락 수술
프랑스·벨기에·폴란드 외교관 일행도 피해
경찰·외무장관 규탄에도 네타냐후는 사실관계 문제 삼아
이스라엘 경찰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미국 사진기자와 유럽 외교관들을 공격한 혐의로 유대인 정착민 10명을 체포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에서 미국 사진기자와 유럽 외교관들을 잇달아 공격한 혐의로 유대인 정착민 10명이 체포됐다.
이스라엘 경찰과 외무장관 등이 엄정 대응과 규탄 입장을 밝힌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관계와 외교관들의 사전 조율 여부를 문제 삼았다.
이스라엘 경찰은 19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발생한 기자·외교관 공격 사건과 관련해 유대인 정착촌 주민 1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새벽 군 당국,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와 합동 작전을 벌였다.
용의자들에게는 폭력 행위 가담과 군사 통제구역 위반, 불법 건축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현지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구금된 용의자들은 모두 이스라엘 시민권자다.
이스라엘에서는 정착민이 폭력 혐의로 기소되는 일이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이 공개한 체포 영상에는 유대교 전통 복장인 치치트를 착용한 용의자 최소 1명과 현장에서 발견된 투석용 새총 등이 담겼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팔레스타인 올리브 수확 현장을 취재하던 미국 사진기자가 공격받았다.
당시 복면을 쓴 정착민 수십 명이 몰려왔으며, 일부는 새총으로 돌을 쐈다. 폭행당한 기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손가락 수술을 받았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서안의 다른 지역에서 프랑스·벨기에·폴란드 외교관 일행이 복면을 쓴 정착민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벨기에 외교 차량이 파손됐다.
다니엘 레비 이스라엘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소속이나 정체성과 무관하게 법은 모두에게 적용된다”며 “증거에 기반한 공정하고 평등한 법 집행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과 군 당국도 외교관들을 공격한 이들을 ‘폭도들’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오는 27일 선거를 앞두고 연정의 과반 붕괴 위기에 놓인 네타냐후 총리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관들이 군과 사전 조율 없이 충돌 소지가 있는 민감한 지역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기자 피습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사건 직후 “잔인한 폭도들은 이스라엘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즉각 사과의 뜻을 전한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의 대응과 대조된다.
한편 이스라엘 인권단체 예시 딘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후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정착민 공격은 최소 170건으로 급증했다. 현장을 참관하는 언론인과 활동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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