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이어 도매물가까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조정 기준 전달(8월)보다 1.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3월에 1.7%를 기록한 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가 전망치(0.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률도 크게 확대됐다. 9월 생산자물가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2022년 12월(6.4%) 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미국의 도매 단계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도매물가’로 생산자물가는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때 받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잇따라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는 얘기다.
에너지 가격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9월 상품 가격은 전달보다 2.6% 올라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 가격은 10.8% 급등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달보다 20.3% 뛰었다. 상품 가격 상승분의 절반가량이 휘발유에서 발생했고 경유와 항공유, 원유 가격도 함께 올랐다.
이번 생산자물가 발표는 전날 공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나왔다. 9월 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3.6%를 웃돌았다.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기업의 생산·운송 비용을 끌어올리고 다시 소비자의 생활비를 압박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생산자물가 지표가 연준의 이달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이달 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 예정이다. 크리스 자카렐리 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미 CNBC방송에 “이틀 연속 예상을 웃도는 물가 지표가 나왔다”며 “연준은 올해 금리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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