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연속 인상 ‘선제 대응’ 강조
“ETF 위험성 경고 충분히 못 해 송구”
정부 재정 확장, 지속가능성 중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 국정감사에 나섰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 나선 가운데 기준금리 연속 인상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외환보유액 순위 삭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12일 신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국감에선 한은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우선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서 신 총재는 7월과 8월 연속 금리인상 결정으로 선제적인 방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통화정책 기조를 금리 인상 쪽으로 다소 일찍 설정했다”면서도 “8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9월 연준의 금리 인상보다 앞서 움직였고,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오를 때는 경제 전반에 고통이 따르지만, 시장 흐름에 밀려 뒤늦게 방어적으로 인상하는 것보다는 선제 대응하는 편이 전체 경제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월과 11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신현송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서 나침반 역할을 한다”며 “금융상황과 인플레이션 추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부가 확대재정을 펼치는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책 엇박자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은은 (물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정부는 풀악셀을 밟았다”며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돼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한은 국감에선 기준금리 2연속 인상에 따른 차주들의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정부와의 정책 엇박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자 신 총재는 “금리가 오르면 특히 취약차주들이 어렵기 때문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조화롭게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보면 취약차주를 위한 정책도 발표가 됐고 한은도 정부와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했다.
정책 엇박자 우려에 대해선 “실제 엇박자가 되느냐, 안 되느냐에 관해 모형으로 검증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물가나 통화량에 아무래도 부담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높아지면 엇박자는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집중포화가 있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한 한은의 책임을 묻자 신 총재는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며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시에는 국내 주식시장,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변동성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해당 ETF가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외 자금 유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 데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25년 넘게 공개해 온 한은의 외환보유액 국가별 순위표를 사전 설명 없이 삭제한 것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한은은 순위표 삭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공식 회의를 열지 않았고, 삭제 경위를 설명하는 문서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신 총재는 “순위표는 한은 웹 사이트에 수록돼 있다”며 “보도자료에 넣지 않은 것은 형식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순위표가 우리나라 외환 건전성을 측정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조금 더 소통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다”며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저리 사내대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정책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직원 주택자금대출은 규제 외 영역으로 운영 중”이라고 꼬집었다.
신 총재는 “하급 직원에 한해 5000만원까지 주택 구입 목적으로 제공하는 사내대출 제도가 있다”며 “해당 대출의 DSR 수준을 직접 계산해 보고, 제도의 존치 필요성 역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국감에선 한은의 디지털화폐 실증사업인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개인 금융정보 노출과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일반 국민 대상의 범용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검토한 적은 있으나, 대한민국에선 하지 않는다”며 “프로젝트 한강은 철저히 기관용 디지털화폐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범용 CBDC나 민간 스테이블코인 형태가 아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나 통화 질서 왜곡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