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에 웃지 못하는 K-조선…임단협 난항에 속타는 HD현대重·한화오션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10.12 14:58  수정 2026.10.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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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하청 이어 원청도 고공농성

HD현대중공업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파업 장기화 시 생산 차질·납기 지연 등 우려 목소리

지난 9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시스템발판조립장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하청노동자 ⓒ금속노조 경남지부

K-조선업계가 수년간의 건조 물량을 이미 확보하며 호황을 맞았지만, '노조 리스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 빅3 가운데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파업 장기화 시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대외 신뢰도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 경남 거제사업장 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한화오션 원청 노조가 크레인 고공농성에 나선 건 대우조선해양 시절 매각 관련 진통을 겪던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6월부터 2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7일 교섭에서 기본급 총액 13만8689원 인상, 일시금 750만원 지급, 연 100만원 상당 복지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800%에서 900%로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을 요구해온 하청 노조와도 지난 8일 첫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로 구성된 '한화오션 원청교섭 승리 공동투쟁위원회'는 정규직 80% 수준으로 임금·복지 수준 인상, 성과급 차별 폐지, 고용 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크레인 및 공장 지붕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8일 첫 단체교섭이 이뤄지면서 고공 농성을 이어오던 하청노동자 6명 가운데 2명이 농성을 해제했다. 양측은 이번주 교섭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지난 9일 '성과를 나누는 과정이 안전과 또 다른 성과를 무너뜨려서는 안됩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불법 고공 농성은 현장의 안전과 생산활동을 모두 위협해 경영진으로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노조가 간극을 좁히고 교섭 마무리 단계로 가고자 한다면 크레인 위가 아닌 협상장에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히고 논의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2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교섭 재개 일정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은 이날 전체 조합원(8100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7541명(투표율 93.1%) 중 3932명(52.14%)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찬성은 47.58%였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일시금 1100만원+200% 지급, 성과급 지급, 장기근속자 포상 확대, 올해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등이 담겼다. 출산 축하 휴가를 기존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장기근속자 포상을 늘리는 한편 조합원 해고 시 60일 전 예고,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기본급 인상분과 일시금, 성과금 등을 모두 합하면 역대 최고이자, 지난해 교섭 때보다 1061만원 더 많은 4056만원을 지급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으나 조합원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합의안 부결은 격려금 등 변동급에 비해 기본급 등 고정급 인상 규모가 낮아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4년과 지난해 교섭에서 각각 기본급 13만원과 13만5000원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기본급 등 고정급을 인상한 추가 제시안을 받아내기 위해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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